[프로야구] 서용빈, 3할대 매서운 방망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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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돌아온 서용빈(LG)의 방망이가 매섭다.

지난해 병역 문제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서용빈이 올시즌을 기다렸다는 듯 한풀이 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서용빈은 지난 8일 잠실 삼성전에 1루수와 6번타자로 1년여 만에 출장,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때려내 악몽같던 지난 1년을 참고 기다려준 탤런트 아내 유혜정을 울먹이게 했다.

이후 서는 12일 잠실 두산전까지 네경기에 출장, 15타수 5안타(0.333)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12일에는 0 - 2로 뒤지던 3회 첫타자로 나온 서는 두산의 외국인투수 마이크 파머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아내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으며, 결국 LG는 10 - 3 대승을 거두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서는 선수협 파동에서 돌아온 김재현, 발목부상에서 회복한 이병규와 함께 LG가 8개 구단중 최강의 좌타자 타선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연봉 협상중인 양준혁까지 가세한다면 LG는 1990.94년 우승 이후 세번째 우승도 노려볼 만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는다.

서용빈의 병역 문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16일 뇌물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입건된지 1년이 지나도록 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심에서 뇌물제공 혐의만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6개월을 선고받고 반자유인의 몸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왔지만 검찰이 항소해 재판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그러나 서용빈은 더이상 재판에 신경쓰지 않고 야구에만 몰두한다는 생각이다. 야구장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그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지난해말 조촐하게 결혼식을 치른 아내 유혜정과 예쁜 딸이 열렬히 응원하고 있기에 서용빈은 요즘 화려한 부활을 자신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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