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대체할 자원 외교 실크로드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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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1세기 신(新) 실크로드’ 의 개척을 모색하는 한·중앙아 협력포럼이 2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한·중앙아 포럼은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의 고위급 정부 당국자와 민간 전문가 등 4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개발·자원·교육·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포괄적 협력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지난주 15개국 외교장관들이 참가한 한·아프리카 포럼 등과 함께 우리 외교의 영역을 다변화하기 위한 지역별 포럼 외교의 일환이기도 하다.

중앙아시아 5개국은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옛 실크로드에 위치해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 등 일부 국가는 석유·가스·광물 자원이 풍부해 최근 들어 중동을 대체할 에너지·자원 공급원으로 선진국들의 자원외교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한국 역시 이 지역에 대한 자원협력을 강화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카자흐스탄과는 올 5월부터 예상 매장량 10억 배럴의 잠빌 해상광구에 대한 공동탐사를 개시했다. 또 2011년부터 17년까지 안정적인 우라늄 도입을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즈베키스탄과는 예상 매장량이 1억t에 이르는 수르길 가스전에 대한 정밀 평가를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다른 경쟁국에 비해 비교적 중앙아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덕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 중앙아 국가들은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에 성공한 한국을 모델로 삼고 있다”며 “단순히 자원만 확보하는 게 아니라 상호 호혜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는 올해 이형구 전 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문단이 수도 아스타나에 장기 체재하며 한국의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개별 국가와 중앙아 5개국이 동시에 한자리에 모이는 정례 협의체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04년 장관급 협의체를 출범시켰으나 지금까지 두 차례 개최에 그쳤 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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