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재테크 상품인 적금과 한판붙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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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증시 투자자들의 투심(投心)이 조그만 위기에도 무척 민감해졌다. 최근 증시가 다소 긴 조정 국면을 보이자 투심이 다시금 흔들리는 분위기다.

“적립식 펀드 투자의 장점에 주목할 때”

이를 반영한 듯 은행권의 정기예금 증가액은 지난 8월 4조 원, 9월에는 9조200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은행권 정기예금 총액도 9월에 1021조 원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 반면, 전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2개월여 동안 약 4조 원 감소했다. 증권사 고객 예탁금 또한 약 2조 원 줄어드는 등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도가 한층 더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자산의 대표적 상품으로 꼽히는 은행 정기적금 수익률을 한번 살펴보자. 정기적금 수익률은 5년 이상 중장기 뿐만 아니라 1~2년의 짧은 투자기간을 대상으로 할 때에도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적립식 수익률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해당 기간에는 2007년 10월 고점 이후의 증시 하락기가 그대로 포함돼 있다.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할 경우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안정성은 투자 시기에 상관없이 높았다는 말이 된다. <표 참조>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투자자들은 약간의 조정에도 무조건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의 부정적인 경험이 가져다준 일종의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현상으로 보여진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가 가진 적립식 투자의 유효성은 정기적금 뿐만 아니라 저보수, 저비용을 앞세운 인덱스 펀드와 비교할 때에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매월 1일 10만 원씩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1호 펀드(주식형)와 코스피에 적립식으로 투자했다고 치자. 둘 사이에는 5년 간 투자할 경우 170만 원, 8년은 89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1호 펀드의 8년 적립식 수익률은 146.30%를 기록했다. 따라서 장기 투자자일수록 인덱스 펀드보다 액티브펀드가 적합하며, 액티브 펀드 중에서도 장기성과가 뛰어난 펀드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장기투자자일수록 적립식 펀드 유리

한편, 100년 만의 위기라고 불렸던 글로벌 금융위기와 올해의 증시 회복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들었다. 적립식 펀드투자의 장점인 소액 투자, 비용 평준화 효과,불필요한 마켓 타이밍 등에 대해 다시금 주목하게 해주었다. 특히 하락장에서 적립식 투자가 돋보였던 것은 앞서 언급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해서 반등 시 더 높은 수익률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스피 최고점 근처였던 2007년 12월 1일부터 2009년 11월 16일까지 매월 1일 정액을 적립식으로 코스피에 투자했을 경우와 동일 기간 거치식으로 투자했을 때를 비교해 보자. 거치식 투자자는 한 때 손실이 -40%가 넘었고 지금도 여전히 -2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적립식 투자자는 최대 손실폭을 -30% 수준으로 제한시켰고, 현재는 10% 정도 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수익률이 낮은 은행 정기적금 등과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은 분명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할 수 없다. 이런 경우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액티브 주식형 펀드가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안정성까지 높아져 장기 투자자들에는 매우 유효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의= 미래에셋 자산운용 고객센터(1577-1640)

< 성태원 기자 seongtw@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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