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비나는 중동·동유럽 겨냥한 전진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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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두산중공업 베트남 현지 공장인 두산비나에서 처음 제작한 담수화 설비 모습. 이 설비는 아랍에미리트에 납품됐다. [두산중공업 제공]

베트남의 다낭에서 남쪽으로 80㎞ 떨어진 쭝꾸엇에 있는 ‘두산비나’.

두산중공업의 해외 첫 종합생산기지인 이곳은 오전 7시 30분인데도 여기저기에서 시끄러운 기계음이 들렸다. 용접 불꽃이 새어 나오는 건물에 들어서자 60여 명의 베트남 근로자들이 지름 10㎝짜리 기다란 파이프 수십 개를 손질하고 있었다. 수많은 파이프들을 연결해 화력발전소 등에 들어갈 발전설비들을 만들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근로자인 보 탄 호아(26)는 “지난해 초 선발돼 두 달간 훈련을 받고 1년간 현장교육을 마쳐 생산에 투입됐다”며 “두산비나는 베트남에서 가장 가고 싶어하는 직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근처에 위치한 해수담수화플랜트용 증발기 생산 공장에서는 지난달 중순 큰 성과를 냈다. 아랍에미리트 슈웨이하트의 해수담수화플랜트에 들어갈 증발기를 수출한 것. 이 담수증발기는 바닷물을 가열해 증발된 수증기를 응축시켜 담수로 만드는 설비로 무게가 4000t에 달한다. 특히 담수생산용량이 하루 25만 명이 동시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팜 홍 타이(27)는 “베트남 사람들의 손으로 그런 거대하고 첨단 시설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두산비나는 두산중공업의 글로벌화 전략을 위한 첫 해외생산기지다. 2007년 2월부터 총 3000억여원을 들여 올 5월에 준공했다. 발전소 보일러, 해수담수화 시설, 부두항만 크레인 등을 주로 생산한다. 조봉진 두산비나 법인장(상무)은 “이곳은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생산단지 못지 않은 생산설비를 갖췄다”며 “플랜트 건설이 활발한 중동이나 동유럽으로 완제품을 이동하기가 편리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는 2000년대 초부터 베트남의 중부 지역인 쭝꾸엇에 한국의 울산을 모델로 한 중화학·중공업 단지를 만들 구상을 해 세계 유수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좋은 조건들을 많이 제시받았다.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20년 많은 70년간 공장지대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수출용 수입관세 면제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쭝꾸엇(베트남)=문병주 기자

◆비나(Vina)=베트남을 친숙하게 현지인들이 부르는 명칭. 두산비나는 두산베트남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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