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동 한성 필 ‘웰빙 아파트’를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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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전국 9개 아파트를 우수아파트로 선정했는데 이중 아산 모종동 라이프아파트가 우수상, 모종1차한성필하우스아파트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같은 지역에서 2개 아파트가 선정된 곳은 아산이 유일하다.

전기 사용량 절감운동을 주도한 아산 모종1차한성필하우스 주민대표들. 왼쪽부터 정재복 관리소장, 김충오 105동 대표, 정춘선 통장, 김정남 부녀회 부회장, 최향숙 101동 대표, 어윤정 104동 대표, 안미애 주민자치회 총무, 김성렬 주민자치회장, 김은실 부녀회장. [조영회 기자]

모종동 2곳, 에너지절약 아파트 뽑혀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 진행된 이번 평가는 매달 아파트 별 공동전기사용량과 전체세대 전기사용량 절감에 따른 이산화탄소 감축 실적을 분석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산지역에서 참여한 6개 아파트의 실적을 확인한 결과 6~7월에는 공동전기사용량이 지난해 동월보다 증가했으나 8월부터는 크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세대 전기사용량도 시간이 갈수록 호전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수상을 차지한 모종동 라이프 아파트의 경우 4개월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공동전기 감축량은 1만5230㎾이었다.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6457㎏을 감축했다. 전체세대 전기사용량은 전년도 동월대비 1만1004㎾를 줄여 이산화탄소 4665㎏을 감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려상을 차지한 모종1차한성필하우스는 공동전기 4만1757㎾를 절약해 이산화탄소 2만606㎏을 감축했다. 전체세대 전기사용량은 전년도 동월대비 1만6420㎾를 감축, 이산화탄소 6962㎏을 줄였다.

감축량은 한성필하우스(769가구)가 많지만 전체 세대 수를 감안해 라이프아파트(374가구)가 우수상을 차지했다.

몸에 밴 전기료 줄이기 생활

이번 평가에 참여한 아파트 중 한성필하우스의 경우 관리사무소(소장 정재복)를 중심으로 입주자대표, 부녀회 등 마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주효했다.

단순히 전기세를 아껴보자는 운동에서 벗어나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감축활동을 ‘웰빙라이프’처럼 생활방식의 하나로 인식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몇 차례 거듭된 전체회의와 홍보를 통해 공동전기료는 물론 세대별 전기료 감축을 위한 방법들을 알려 나갔다. 아파트 계단 복도등을 자동 센서 등으로 교체하고 각 동 현관등도 일출과 일몰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소등되도록 했다. 승강기 역시 가능한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계단을 이용하면 건강도 돌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 계단 걷기 운동을 벌여 나갔다.

승강기 놔두고 계단 걸어오르기

세대별 전기료 감축을 위해서는 컴퓨터 전원 끄기 운동을 적극 벌였다. 조사 결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도 컴퓨터 전원을 하루 종일 켜 놓는 세대도 적지 않았다.

멀티 탭을 이용해 사용하지 않는 전원 플러그를 차단하는 것은 기본,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선풍기를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전기밥솥은 창고에 넣어두고 압력밥솥을 쓰는 주부들도 늘어났다. 먹을 만큼 밥을 짓고 필요하면 새로 밥을 짓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세대당 평균 한 달에 7000~8000원 정도의 전기세를 절감했다.

절감 의논하며 이웃간 정 키워

“전기세 적게 내는 것 말고도 좋은 게 많더군요.”

한성필하우스아파트 김은실 부녀회장의 말이다. 한성아파트의 경우 주부클럽 평가에 참여하면서 부녀회는 물론 주민자치회, 반상회, 통·반장회의 등을 통해 전기 에너지 절감을 주제로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다. 이 같은 노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장려상을 수상했지만, 상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는 게 아파트 주민대표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이 중 가장 큰 성과는 마을 주민들의 화합이다. 여러 차례 만나 마을 공통의 사업을 벌이다 보니 만나는 시간이 많아졌고, 이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는 것이다.

세대별 전기료가 크게 줄어 가계에 보탬이 된 것도 이익이지만 769가구가 에너지 절감 운동에 동참하면서 환경의식이 향상된 것 또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마을의 자산이 됐다. 김성렬 모종1차한성필하우스 주민자치회장은 “큰 TV를 보면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작은 방에 온 식구가 모여 작은 TV를 보느라 가족애도 더욱 돈독해졌다. 에너지 절약은 생활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종1차한성필하우스 주민대표들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전기 에너지뿐 아니라 각종 생활에너지 절감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약속했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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