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부에 첫 여성 수사관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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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권력형 비리 등 중요 범죄를 수사하는 서울지검 특수부에 여성 수사관이 처음 배치됐다.

법무부는 31일 서울지검 서부지청 김정옥(金貞玉.36)수사관을 서울지검 특수부 수사1과 여성범죄 전담수사팀장에 발령했다.

그는 전남 담양 출신으로 서울여상과 동국대 영문과 졸업후 1993년 4월 행정고시에 합격, 국내 첫 여성 검찰 사무관(5급)에 임명됐다.

이후 그는 서울지검 강력부 소속으로 94년 10월 '형제파' 등 유흥업소 폭력조직의 소탕작전에서 활약했다. 이어 서울지검 공안부와 동부지청 형사부 등 범죄를 인지해 피의자를 체포하는 현장 수사업무를 계속했다.

그는 "강력부 근무 당시 피해자를 통해 유인해낸 조직폭력배 두목이 눈치를 채고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동료 직원들과 함께 인근 다방을 모두 뒤져 아슬아슬하게 잡아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며 "수사관 생활은 위험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보람이 있다" 고 말했다.

법무부가 그를 서울지검에 전진 배치한 이유는 최근 10년 동안 증가율이 2백90%에 이르는 여성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여성 수사관을 통해 여성 피의자와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을 보다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90년 결혼, 딸(8.초등1)을 두고 있는 그는 강력부와 형사부의 경험을 살려 여성 관련 마약.조직폭력배 사건과 성폭력사건 등을 맡게 된다.

金수사관은 "지금까지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범죄가 있는 곳이면 달려가 일했지만 이제는 보다 여성쪽에 주목, 법률지식과 수사경험을 바탕으로 법을 몰라 당하거나 피해를 보고도 방법을 못찾는 억울한 여성들의 권익 향상에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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