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직 공무원 시험 스트레스…전북, 성적순 퇴출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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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북도 기능직 공무원 A(43)씨는 요즘 업무가 끝나면 학원으로 직행해 동생 또래인 20대들 사이에 끼어 수업을 받는다.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새벽 2시까지 책과 씨름하며 대입수험생 못지않은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도가 기능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해 성적 우수자는 일반직으로 특별 임용하고 성적 불량자는 구조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시험을 잘 볼 경우 신분이 보다 확실해지지만 그렇지 못하면 쫓겨날 수밖에 없어 이를 악물고 공부하고 있다" 고 말했다.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일반직 공무원보다 신분 보장이 덜한 기능직 공무원의 '생존 게임' 이 치열하다.

전북도는 다음달말 청내에서 근무한지 3년 이상 되고 나이가 50세 이하인 기능직 1백40여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해 성적이 좋은 15명은 일반직 9급으로 특별 임용하기로 했다.

시험과목은 행정학.사회학 두 과목. 그러나 성적이 나쁘면 연말 퇴출대상자 49명을 선정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기능직들은 너도 나도 학원에 다니는 등 시험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고시학원에 다니는 사람만도 5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나름대로 책을 사 보는 등 시험에 대비하고 있다.

기능직 B(48)씨는 "동료애가 사라지고 서로 신경전까지 벌이는 등 분위기가 삭막해져 인생에 회의를 느낄 정도" 라고 말했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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