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는 귀네슈 감독 “의도적 판정 내린다는 생각 여러 번 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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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뇰 귀네슈(57·사진) FC 서울 감독이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했다. 귀네슈 감독은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키워냈다. 하지만 과실을 따기 전에 한국을 떠나게 됐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성공한 감독인가 실패한 감독인가=“감독이 즐거운 축구가 아니라 팬들이 즐거운 축구를 하겠다”는 게 그의 출사표였다. 약속대로 귀네슈는 이기고 있어도 끝까지 공격 축구를 펼쳤다. 그러나 실속은 없었다. 그가 지휘한 3년 동안 서울은 한 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귀네슈 감독은 “FC 서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유럽으로 3명의 선수(박주영·기성용·이청용)를 보냈고 대표 선수도 많이 배출했다. 미래를 열 수 있는 팀을 만들었다”고 자평하면서도 “우승을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국 축구의 역린을 건드리다= 귀네슈는 “심판 3명만 있으면 우승도 할 수 있다”는 말 때문에 지난 8월 프로연맹으로부터 1000만원 벌금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귀네슈는 고별 기자회견에서도 “오심이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이상한 판정을 내린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고 이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그는 “내가 심판과 싸우는 게 옳은 일인가 지금도 고민하고 반성한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부임 초 그 누구보다 “심판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귀네슈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앞으로 한국 축구가 풀어야 할 화두다.

◆허정무 팀 월드컵 16강 가능=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대해서는 “2002년 월드컵 때는 어린 선수였던 박지성이 지금은 맨유에서 뛰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 어린 편에 속하는 기성용과 이청용이 모두 유럽 무대를 경험하고 월드컵에 출전한다. 내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충분히 16강에 올라갈 것”이라고 덕담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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