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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2000] 무공해·무한 에너지 핵융합발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석유는 대기오염과 지구 온난화 현상 등 부작용이 크다.

그래도 요즘처럼 국제유가가 춤을 추면 산유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석유가 곧 고갈될 수밖에 없는 한정된 자원이라는 점이다. 원유는 21세기를 넘기지 못하고 바닥날 것이 확실하다.

대체에너지인 원자력 발전은 인체 및 환경에 치명적인 방사성 폐기물들로 인해 '화장실 없는 저택' 에 비유된다. 따라서 무공해이면서도 쉽게 고갈되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중 핵융합 발전은 장차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핵융합의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에서 거의 무진장 얻을 수 있다. 1g의 핵융합 연료가 내는 에너지는 석유 8t과 맞먹는다. 또 방사능의 위험이나 환경오염의 우려도 거의 없다.

그러나 핵융합 반응을 실용화하는 데는 풀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 1억도 이상의 초고온을 비롯, 고차원의 진공기술을 비롯한 온갖 극한기술이 요구된다.

고온의 플라즈마를 강력한 자기장 안에 가두는 토카막 장치, 고출력의 레이저 핵융합 장치 등이 오래 전부터 여러 나라에서 연구돼 왔으나, 언제쯤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2020년께면 핵융합발전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반응이 있는가 하면, 수십년이 더 걸려도 실용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국책 연구과제의 하나로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이 기술의 개발을 위해 선진국들과의 국제적 교류도 활발한 편이다. 문제는 이 과제 자체가 단시일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이다. 유행처럼 번졌다가 그 열기가 식으면 금방 잊혀지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된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성우<과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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