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국구 고민…비례대표 인선 논의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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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인선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당초에는 18번까지를 당선권으로 잡았으나 야당 분열로 15석 안팎으로 낮춰잡는 분위기다.

하지만 배려해야 할 인사나 희망자는 폭증한 상태다. 공천탈락에 따른 반발이나 탈당을 막기 위해 비례자리를 직.간접으로 약속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심한 경쟁으로 또 한차례의 공천파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직자들조차 "비례대표 공천이 선거전의 남은 고비" 라고 말하는 실정이다.

이회창 총재와 홍사덕 선대위원장의 상위순번 기용이 확정적이다.

총재실 주변에서 '기여도' 를 인정하는 신영균 의원, 지역구(용산)를 李총재 측근인 진영 변호사에게 양보한 서정화(徐廷和)의원도 배려 케이스로 거론되고 있다. 황낙주.이중재.강창성 고문도 경합 중이다.

이한구 선대위 정책위원장도 확정상태. 박창달 상황실장.박세환 국방안보위원장은 대구(중.수성을)지역구를 포기한 대가로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김도언.이상희 의원(부산 금정.남)에 대한 PK 배려를 부산 공천자들이 요구 중이다. 호남 최문휴.이환의, 충남 유한열씨 등도 지역안배를 강조한다.

이원창.장광근 선대위 공동대변인도 뺄 수 없고, 30% 배려를 공언한 여성 후보도 넘쳐난다. 김정숙.김영선.권영자.임진출 의원과 김영순.정지행 부대변인 등. 여당의 경우 입각이나 국영기업체 임원 등으로 비례탈락자를 소화할 수 있지만 야당은 되느냐 마느냐의 선택밖에 없다는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전국구 재선 허용 여부 등 원칙이 정해지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李총재는 복잡한 사정을 감안, 일단 실무차원에서 교통정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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