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셜론, 한국외무장관 도청…월간중앙 4월호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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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이 캔두 원전 3기 건설문제를 1991년 캐나다와 협상할 당시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전세계 도.감청 시스템인 에셜론에 의해 이상옥(李相玉) 당시 외무부장관이 도청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월간중앙' 4월호(3월 19일 발매)는 유럽의회의 에셜론 보고서를 작성한 스코틀랜드 출신 던캔 캠벨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와 캐나다 파이낸셜 포스트지의 보도내용 등 관련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파이낸셜 포스트는 98년 2월 28일자 '비밀 건져올리기-경제정보 수집은 첩보원들에게 새로운 일터'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캐나다 정보기관 CSE의 암호해독 요원인 제인 쇼튼의 폭로내용을 실었다.

쇼튼은 이 기사에서 "나는 92~93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 때 멕시코 무역대표를 도청했다. 그리고 91년 한국 정부와 60억원 상당의 캐나다형 캔두 원전 3기 건설문제를 협상할 때 한국 외무부장관을 도청한 적이 있다" 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월간중앙' 은 캠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에셜론 시스템의 제3가입국임을 확인했다.

에셜론 가입국이 되면 에셜론 시스템에서 입수한 각종 정보를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가입계약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미국과 영국, 그리고 뉴질랜드.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제1, 2가입국이며 제3가입국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소속 국가들과 일본.한국.터키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에셜론에서 제3가입국의 지위는 앵글로색슨계 국가와 달리 정보접근에서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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