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2억 금융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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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코오롱캐피탈 자금담당 임원이 회사돈 470여억원을 빼돌려 주식 투자를 하다 적발됐다. 단일 금융회사의 금융사고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코오롱캐피탈은 지난 8일 이 회사의 자금담당 상무인 정모씨가 회사에서 472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원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10일 사태 파악을 위해 검사를 시작했다.

정씨의 횡령 사실은 최근 코오롱캐피탈의 지분 14.9%를 인수해 위탁경영에 들어간 하나은행이 이 회사의 자산 실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정씨는 H 증권사에 예탁해둔 이 회사의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등을 팔아 다른 증권사 계좌로 돈을 빼돌린 뒤 개인적으로 주식 투자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빼돌린 돈은 코오롱캐피탈 총자산 892억원의 52.9%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이 회사 지분의 85.1%를 갖고 있는 코오롱그룹 측에서 횡령 사고에 따른 손실금 전액을 추가 지분 출자 형식으로 보전해 주기로 했다"며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코오롱캐피탈에 대한 위탁경영 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캐피탈의 지분은 현재 ㈜코오롱 44.33%, 코오롱건설 11.97%, 코오롱제약 10.20%, 코오롱글로텍 9.44%,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7.66%, HBC코오롱 1.50% 등 코오롱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이 85.10%를 보유하고 있고 하나은행이 나머지 14.90%를 갖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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