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재, 구미·칠곡서 김윤환 감싸고 이수성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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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3일 경북 구미.칠곡에 들어갔다.

김윤환(金潤煥)최고위원.이수성 고문 등 민국당 핵심 지도부가 있는 '적진(敵陣)의 심장부' 라는 게 한나라당측의 설명이다.

그런 만큼 李총재의 표정은 무언가 결의에 차 있었다. 구미 지구당대회(金晟祚위원장)에선 김윤환 의원의 낙천 문제를 해명했다. 다른 곳과 달리 감성적 언어로 차 있었다. 그는 "인간적 고뇌로 몇날 며칠 밤을 새웠다.

체중도 줄었다. 내 살을 깎아내는 아픔이었다" 며 "정치계에 들어온 것과 총재가 된 것을 후회했다" 고 했다.

이어 "지금도 나와 金의원의 관계에 대해서는 마음이 변치 않고 있다" 며 "언젠가 대도(大道).정도(正道)를 위해 마음을 합칠 수도 있다" 고 다독거렸다.

그는 "그러나 DJ정권의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려면 인간관계를 뛰어넘어야 했다" 며 "구미에서 새 역사를 열어달라" 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어 칠곡 지구당대회(李仁基위원장)에서 李총재는 이수성 고문을 험하게 겨냥했다. 그는 "나와 우리 당에서 같이 일하다 잘못된 국정을 옆에서 도와준 사람이 후보로 나온다" 며 "이번 총선은 낡고 병들고 물러갈 세력과 젊고 정직한 세력의 대결" 이라고 주장했다.

오후에 포항 실내체육관에 내려간 李총재는 "김대중 정권 심판" 을 소리 높여 외쳤다. '경북 필승대회' 라고 이름 붙여진 집회에는 공천 파문 이후 당 행사에 불참했던 박근혜(朴槿惠)부총재가 참석했다. 8천여명이 몰려든 대회장엔 '우쨌든지 한나라당' '심판 김대중 정권' 이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李총재는 "야당 표가 분산되면 곤란하다" 며 "수권 능력을 갖춘 유일한 대안 세력은 한나라당뿐" 이라고 역설했다. 민국당에 대한 지지는 여권의 독주를 강화해 준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와 함께 "계파정치.파벌정치의 낡은 틀을 깨 버려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고 개혁 공천의 배경을 설명했다.

朴부총재는 "아버지(朴正熙 전 대통령)와 경북 사람들이 나라를 지켜왔다" 며 "김대중 정권을 견제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밀어달라" 고 거들었다.

포항〓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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