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경차 경쟁 변속기로 승부 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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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경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우는 지난해 11월 마티즈에 붙이는 무단 자동변속기(CVT)를 선택사양으로 내놓았다.

이에 현대와 기아는 지난 6일 각각 아토스와 비스토에 기존의 3단 자동변속기보다 성능이 향상된 4단 자동변속기를 선택사양으로 선보였다.

현대.기아는 4단 변속기가 3단에 비해 고속주행시 힘이 좋고 소음이 적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우면서 마티즈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겠다고 벼른다.

국내 경차시장은 마티즈가 60%를 휩쓸고 있다. 비스토는 24%, 아토스는 13% 정도다. 열세에 놓인 비스토와 아토스가 새 변속기를 달고 마티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4단 자동변속기를 단 차량이 기존의 3단은 물론 무단 변속기보다 고속주행 성능이 뛰어나고 소음이 적다고 주장한다. 현대측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비교 테스트에서 고속주행(시속 80~1백㎞)때 아토스 신모델의 소음이 마티즈보다 2~4데시벨(db.소음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 적었고 언덕길에서 덜 밀렸다고 밝혔다.

연비는 각각 17.8㎞/ℓ로 기존 모델(16.0㎞/ℓ)에 비해 11.3% 높아졌다.

'4단' 을 부각하기 위해 기아는 이달말까지 '4자를 찾아라' 이벤트로 비스토 신모델을 판촉한다.

나이.주민등록번호.군번.전화번호 등에 '4' 자가 있는 사람이 인터넷(http://www.kia.co.kr)을 통해 응모하면 4백44명을 뽑아 호주 여행권.백화점 상품권 등을 준다.

반면 대우는 마티즈의 무단 변속기가 국내 차종에서 연비가 가장 좋다며 수성(守城)을 자신한다.

대우는 마티즈 무단 변속기의 연비가 23.8㎞/ℓ로 국내 어떤 차종보다 높다고 강조한다.

변속 단계의 구분을 없애고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으로 변속되는 시스템이어서 기어변속 때 발생하는 충격과 연비손실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무단 변속기가 4단보다 고속주행 성능이나 소음 부문에서 불리할 이유가 없다" 며 현대측 주장을 반박했다.

대우는 영국 BBC방송이 발행하는 자동차 전문지 '톱 기어' 가 마티즈를 '가장 경제적인 차' 로 꼽는 등 유럽시장에서의 호평을 국내에 부각할 계획이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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