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회원권값 폭등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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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골프회원권 가격이 올들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지난 3개월 사이 최고 5천7백만원이나 껑충 오르는 등 수도권지역 대다수 골프장들의 회원권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9일 회원권 전문업체인 에이스골프가 수도권지역 44개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산CC의 경우 지난 1월 8일 1억4천3백만원이었던 회원권 가격이 무려 5천7백만원이나 오른 2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수도권지역 골프장 가운데는 가격상승폭이 가장 컸다.

은화삼CC는 1억3천1백만원에서 1억7천5백만원으로 4천4백만원이 올랐고 신원월드와 아시아나CC가 각각 3천5백만원씩 상승했다. 2천만원 이상 오른 곳은 레이크힐스.동서울.천룡.화산CC 등이다.

가격이 하락한 곳은 경기와 여주CC 두곳으로 경기CC의 경우 최근 경매설이 나돌면서 오히려 2백만원이 떨어진 2천5백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상승하자 신규회원 모집에 나섰던 신설 골프장들이 가격상승을 기대, 분양을 일시 중단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가격상승의 가장 큰 특징은 저가와 고가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비교적 부킹이 잘 되는 고가 회원권은 가격 상승폭이 큰 반면 회원이 많아 부킹이 거의 불가능하다시피한 골프장들은 가격상승이 소폭에 그쳤다. 실제로 주말부킹이 잘 되는 2억원대 이상의 회원권은 매물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올들어 이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최근의 경기호전과 무관치 않다는 게 회원권 거래업체의 분석이다.

에이스골프의 송용권 팀장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회원권을 처분했던 중소기업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고 벤처기업을 통해 신흥 부유층이 등장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골프시즌이 다가오면서 계절적인 요인도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송팀장은 "올해 10여개의 신설 골프장들이 회원모집을 계획하고 있으나 수도권 지역에서의 부킹 등에서 경쟁력있는 회원권이 없어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 전망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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