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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재일동포 프로축구선수 1호 박강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나는 한국사람입니다. 한국에서 축구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국가대표도 되고 싶습니다."

또박또박한 우리말로 자기 생각을 밝히는 재일동포3세 박강조(20.성남 일화.사진)는 동포출신 프로축구선수 1호다. 일본프로축구 J리그 교토 퍼플상가 출신인 그는 지난해 12월 도요타컵 참관을 위해 일본에 들른 성남 차경복 감독의 눈에 띄어 현해탄을 건넜다. 그리고 석달이 지난 지금 그는 이제 성남의 붙박이 플레이메이커로 자리를 굳혔다.

1m66㎝.56㎏의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본기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뿌리는 패스가 일품이다. 프리킥.코너킥을 도맡을 정도로 정확한 킥 솜씨도 갖췄다. 차감독은 "기대 이상이다.

볼 컨트롤이 정교하고 체력과 파이팅이 좋아 대성이 기대된다" 고 흡족해 했다.

박은 우리나라 프로팀의 훈련스타일이 일본 고등학교와 비슷하다고 느끼지만 선수는 무조건 그 팀의 스타일을 따라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코치가 선수의 생활까지 관리하는 건 아직도 납득하기 어렵다.

연봉 3천6백만원에 계약한 박은 따로 집을 마련하지 않고 용인 숙소에서 먹고 자는 '숙소 귀신' 이다. 유일한 낙은 휴일에 '서울 아재(아저씨의 경상도 사투리)' 집에 다녀오는 것. 태극마크를 달 때까지 모든 걸 잊고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는 각오다.

박은 오는 12일 프로축구 개막전인 슈퍼컵에서 수원 삼성의 고종수와 플레이메이커 대결을 펼친다.

이 한판은 '5월까지 올림픽대표팀에 뽑히겠다' 는 목표를 현실화하는 첫 단계가 될 것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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