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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김동우 막판 3점포 승부 갈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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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역시 ‘만수(萬數)’였다.

동부의 마퀸 챈들러(오른쪽)가 슈팅하려는 순간 모비스 애런 헤인즈가 저지하고 있다. [울산=뉴시스]

절묘한 작전과 수가 많아 ‘만수’로 불리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선두 동부를 잡고 6연승을 달렸다. ‘만수’에 맞섰던 강동희 동부 감독의 ‘강수(强數)’가 마지막 순간 악수가 됐다.

모비스가 22일 열린 프로농구 울산 홈경기에서 동부를 70-66으로 꺾었다. 경기 종료 2분 전까지도 62-64로 끌려가던 모비스는 38분간 지다가 마지막 2분 동안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감독 11년차 유재학 감독은 이번 시즌 사령탑을 처음 맡은 강 감독을 한 수 가르치며 11승5패를 기록, 동부 및 KT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초반은 동부의 페이스였다. 동부의 작전은 약점을 버리고 강점을 강조하는 과감한 것이었다.

동부는 1라운드 모비스 전에서 84-96으로 완패를 당한 바 있다. 강 감독은 “모비스가 우리와의 경기를 계기로 해 3점포가 살아났다. 우리가 무슨 보약이 된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모비스는 1라운드 동부 전에서 3점포 13개를 폭발시켰고 이 중 8개를 김동우가 터뜨렸다.

모비스전만 생각하면 쓴 입맛을 다셨던 강 감독은 두 번째 대결에서 수비로 승부수를 던졌다. 1라운드에서 모비스 외곽포에 난타 당했지만 외곽 수비는 강화하지 않았다. 약점은 버려둔 채 골밑 수비에 더 힘을 줬다.

모비스는 경기 중반이 지나도록 동부의 철벽 수비에 막혀 골밑으로 공을 투입시키지도 못했다. 평소 실책이 적었던 모비스는 이날 턴오버 17개를 쏟아냈다. 유 감독은 초반 가드 양동근이 좀체 공을 골밑으로 투입시키지 못하자 양동근을 벤치로 불러들여야 했다.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유 감독은 3쿼터 후반부터 승부를 걸었다. 동부가 김주성을 잠시 벤치로 불러들이고 개인 플레이를 고집하는 마퀸 챈들러를 투입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모비스는 3쿼터 후반 45-50까지 추격했다. 이때까지도 동부는 모비스의 외곽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게 결국 패인이 됐다.

승부처는 종료 45초 전이었다. 모비스는 66-66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불렀다. 유 감독은 침착하게 “동부가 무슨 수비를 하든 아까와 똑같이 공격하라”고 지시했다. 김동우가 외곽으로 빠져 있다가 골밑에서 빠진 패스를 받아 슛을 던지는 공격이다.

경기가 다시 시작되자 모비스는 양동근이 수비를 몰고 골밑으로 돌파하는 듯하다가 김동우에게 공을 빼줬다. 김동우는 망설임 없이 3점 라인 한 발짝 밖에서 과감하게 슈팅을 했고 이것이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모비스의 6연승을 결정 짓는 3점포였다. 김동우는 1라운드 동부전에 이어 이날도 팀 내 최다인 21점(3점슛 6개)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동부는 챈들러의 마지막 3점포 2개가 모두 림을 외면하면서 역전패했다.

한편 창원에서는 LG가 연장 접전 끝에 오리온스를 84-79로 이겼다. 오리온스 김승현(9점·10어시스트)과 맞대결한 이현민이 2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KCC는 아이반 존슨(22점)의 종료 버저비터 한 방으로 SK에 84-83 역전승을 거뒀다. 존슨은 4쿼터에 9분간 뛰며 20점을 몰아 넣었다.

이은경 기자

◆농구 전적(21일)

▶울산
모비스(11승5패) 70-66 동부(11승5패)

▶창원
LG(11승6패) 84-79 오리온스(5승10패)

▶잠실
KCC(9승7패) 84-83 SK(7승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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