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김일성-마오쩌둥, 83년 김정일-덩샤오핑, 그 다음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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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호 03면

<1> 1953년 11월 23일 베이징에서 마오쩌둥 주석(왼쪽)과 김일성 북한 내각총리가 북·중 경제문화협력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회담장에 들어가고 있다. 당시 김 주석은 41세였다. <2> 1983년 6월 김정일 당시 노동당 비서(앞줄 오른쪽)가 중국을 방문해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앞줄 왼쪽)을 만나고 있다. 김정일이 차기 후계자로 중국 지도부로부터 인정받았음을 시사한다. 김 비서도 41세였다.

북한과 중국이 수교 60주년(10월 6일)을 맞아 기념사진집을 공동 발간했다. 중국 신화통신 산하 세계지식출판사와 북한 조선외문출판사가 최근 한정판으로 『조중 친선은 세기를 넘어』(중국어판 제목은 『조중 수교 60주년』)를 출간했다. 지난 60년간 ‘순망치한(脣亡齒寒)’의 ‘혈맹’관계를 자부해온 두 나라의 60년 역사를 보여준다.

北·中 수교 60주년 기념 사진집 발간

수록된 사진은 267장. 한국전쟁 당시 김일성과 펑더화이(彭德懷) 중국군 총사령관이 얘기하는 모습, 87년 방중한 김일성 주석과 덩샤오핑(鄧小平)이 포옹하는 장면, 북한의 후계자로 결정된 김정일 당시 노동당 비서가 중국을 방문해 후계자로 선보이는 장면도 담겼다. 김일성 주석의 전용열차인 ‘주석열차’ 내부 모습도 공개됐다. 84년 5월 후야오방(胡耀邦)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열차를 타고 청진으로 이동하면서 김 주석과 환담하는 장면이다.

몇몇 사진은 중국이 권력투쟁과 세대교체, 개혁·개방을 하는 동안 북한은 부자 세습을 통해 폐쇄된 국가 운영을 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53년 한국전쟁 종전 직후 김일성-마오쩌둥, 83년 김정일-덩샤오핑의 만남이 그것이다. 공교롭게 지난 여름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정은(25)이 비밀리에 방중해 후계자로 인정받았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었다.

21일 베이징신보(北京晨報) 등 중국 언론들은 북·중이 9월 3일 평양에서 사진집 발간 기념행사를 치렀다고 보도했다. 북한 외문출판사 최경국 사장과 중국 세계지식출판사 가오수마오(高樹茂)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가오 사장은 “양국은 입술과 이처럼 서로 의지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류샤오밍 평양 주재 중국 대사는 책 머리말에서 “60년간 국제 정세와 지역정세가 변하는 속에서도 양국 친선은 시련을 이겨내고 위대한 생명력을 과시했다”고 강조했다. 2005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 이후 소원해 보였던 북·중은 올 들어 당·군 인사 교류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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