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大 장학금 '횡포'…수석자 등록포기분 대학금고 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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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학들이 우수 신입생 유치를 위해 내세우는 일부 장학제도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복수합격에 따라 타대학으로 빠져나간 학생들의 몫을 챙겨 학교 금고 속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 각 대학들은 전체수석과 학부.학과 수석 합격자들에게 등록금 등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해당자가 등록을 포기할 경우 그 혜택을 차점자에게 승계시키지 않고 있다.

익산시 원광대는 올해 단과대학 수석합격자로 15명, 각 학부.과 수석합격자로 50명을 선발했지만 이중 40% 가까이가 등록을 포기했다.

대학측은 당초 단대 수석에게는 등록금 전액(평균 2백50만원)을 1년동안, 부.과 수석에게는 3분의 2를 면제해준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학측은 수석합격자가 등록하지 않은 경우 장학금을 차석 합격자에게 주지 않아 1억여원 이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경성대는 학부수석을 한 학생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 나간 경우(20개 학부 중 절반 정도) 차석 합격생에게 수석 장학금(등록금 전액)을 주지 않았다. 단대의 경우만 차석에게 주었다.

전주대도 수석합격자 57명 중 30%정도가 등록을 포기했지만 해당 장학금을 차점자들에게 지원하지 않았다.

우석대(수석합격자 36명).서남대(26명).백제예술대(17명)등도 30% 이상이 입학을 포기했으나 추가로 장학생을 선발하지 않았다.

일부 대학은 모집요강에 '장학생 선발자가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차순위로 재선발하지 않는다' 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근거없이 이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

전북 모대학 관계자는 "합격자들이 계속 빠져나가 최고 득점자를 사정하는 게 쉽지 않다" 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J대 신입생 김모(19)양은 "수석승계자에게 장학금을 주지 않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 라고 비판했다.

정용백.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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