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강 만은 포기 못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병풍(兵風)'이 불어닥친 초가을 그라운드는 스산했다. 10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삼성전. 두 구단도 병역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삼성은 1군 선수 중 무려 6명(투수 4명, 야수 2명)이 이날 경찰조사를 받느라 경기를 뛰지 못했다. LG도 병역비리 선수 명단에 자기 구단선수들만 40명이 들어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 때문에 이날 오전부터 홍역을 치른 뒤였다.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상황. 양 팀 더그아웃의 공기가 무거웠다.

심란해도 승부는 갈리는 법. 4-1로 이긴 LG는 공동 4위 SK.기아에 1승 차로 다가서 4강 진입 가능성을 밝혔다. 삼성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LG는 1회초 위기를 맞았다. 선발투수 김광삼이 삼성 3번 타자 양준혁의 강한 땅볼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아 쓰러진 것. 그러나 김광삼은 잠시 더그아웃에 들어가 응급처리를 받은 뒤 다시 마운드에 섰고, 이런 투혼에 자극받은 LG 타선은 곧바로 1회 말 집중력을 발휘했다. 2사 이후 이병규가 기습번트로 불씨를 지피자 후속 김재현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최동수(사진)의 좌전 적시타가 이어져 2-0으로 앞서갔다.

LG는 2회에도 2사 1루에서 박경수가 우중간 담장 바로 앞에 떨어지는 깊숙한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최동수는 8회 솔로홈런을 날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고, 김광삼은 6.1이닝 동안 4안타.6삼진.1실점으로 호투, 시즌 8승을 챙겼다.

삼성은 5회 선두타자 김대익의 2루타에 이어 김종훈의 적시타로 1점을 뽑으며 추격을 시작하는 듯했다. 그러나 김종훈이 1루에서 포수 견제사 당해 찬물을 끼얹는 바람에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 김응룡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휴지통을 걷어차며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

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