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류서 수소에너지 얻는다" 美대학교수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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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작은 연못 하나면 승용차 12대를 일주일간 굴릴 수 있는 수소에너지를 얻는다.' 연못이 무슨 가스 창고라도 된다는 말일까? 황당한 얘기같지만 이론적으론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타시오스 멜리스 교수팀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가만히 있는' 연못에서 저절로 에너지가 나올 리는 없다. 멜리스교수는 "연못에 흔한 녹조류에 수소에너지 생산의 해답이 있다" 고 말한다.

녹조류는 물속이면 어디나 찾을 수 있는 미세한 식물의 일종. 현미경으로나 봐야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멜리스교수팀은 녹조류 특유의 '식습관' 에 주목한 결과 이 미세한 식물에서 수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녹조류의 경우 평소에는 수소 생산에 '취미' 가 없다.

그러나 주 '음식' 인 황이 없으면 다량의 수소를 생산한다는 것. 실제 실험결과 물에서 황성분을 제거한지 20시간쯤 지나자 광합성 대신 수소를 다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데는 '하이드로나제' 라는 특유의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1리터의 물속에 황을 공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녹조류를 키운 결과 시간당 3㎖의 수소가스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장 이 수준으론 실용화가 어렵지만 생산 효율을 10배 정도 높이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

연구팀은 수소 생산효율이 높은 변종을 찾아내고 이를 적절히 통제하는 방법을 고안할 경우 기존보다 더 경제적으로 수소를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연구팀이 수소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수소가 미래의 청정에너지원으로 가장 유력하기 때문. 수소는 산소와 반응해 엄청난 에너지를 내면서도 부산물이 물인 까닭에 공해가 없다. 최근 시험적이긴 하지만 '수소 자동차' 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소 자동차가 무공해임에도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수소 생산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라는 방법으로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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