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 차세대 8인] '게 섰거라, 빌 게이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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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빌 게이츠, 스티브 케이스, 손정의, 스티브 잡스…. 컴퓨터와 인터넷 업계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인터넷 거물로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지는 최근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창의성 등을 근거로 차세대 선두주자 8명을 선정했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지만 하나같이 첨단기술력과 창의성.벤처정신 등이 돋보이는 게 특징이다. 여성이 3명이나 포함돼 있어 디지털 경제에서의 여성파워를 실감케 한다.

먼저 유럽 인터넷 업계의 자존심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줄리에 메이어. 1997년 프랑스에서 비지니스 학교를 졸업하고 고국인 미국행을 거부했다.

이유는 단 하나. 아직 유아단계에 불과한 유럽 인터넷 업계에 그녀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98년 10월 런던의 한 벤처캐피털 회사에 근무하던 그녀는 동료들을 설득,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인터넷 사업구상을 제의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회사가 퍼스트튜스데이. 사업구상을 위해 미팅을 가진 날이 매월 첫번째 화요일이어서 이 날을 기념해 회사 이름을 지었다.

창업 1년이 조금 넘은 현재 고객이 2만5천명이고 세계 30개 도시에 지사가 설립됐다. 시장도 유럽에 국한하지 않고 이스라엘.오스트레일리아.인도를 넘나든다.

그녀는 향후 수년내 세계, 특히 유럽기업에 대한 모든 투자는 퍼스트튜스데이를 통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유럽 인터넷업계에서는 미국에 피오리나(휴렛패커드 여성 CEO)가 있다면 유럽에는 메이어가 있다고 자랑한다.

올해 50세인 프랭크 모스. 그는 소프트웨어를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하는 소프트웨어로 명성이 높다.

그가 경영하던 소프트웨어 서비스회사인 티볼리는 자산가치가 5천만달러에 불과했으나 IBM은 미래가치를 감안, 97년 이 회사를 7억4천6백만달러에 인수했다.

그는 이 돈으로 '전략적 소프트벤처' 를 차려 현재 산하에 3개 소프트웨어 서비스업체를 두고 있다. 그는 전자상거래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의 회사에서 개발한 '웹사이트 고객화 소프트웨어' 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것. 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웹사이트를 통해 네티즌들이 자동적으로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셔터플라이 닷컴의 여성 CEO 제인 스피겔만은 인터넷에 올려진 사진을 실제 사진과 거의 같은 화상도로 볼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PC 사용자가 디지털카메라나 e-메일을 통해 올린 사진을 이 회사의 인쇄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제 필름에서 현상된 것과 똑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이버카메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스피겔만은 "카메라가 사이버 공간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알려질 시간이 멀지 않았다" 고 말했다.

20년동안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한 인도 출신의 비벡 와드하. 그는 현재 '레거시 시스템 전송기술' 로 유명한 레러티버티 테크놀러지사의 오너다.

레거시 시스템은 웹사이트에 있는 정보를 주컴퓨터에 순간적으로 저장하고 그 정보의 안정이 보장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최근 월가에서는 이 소프트웨어를 응용소프트웨어 통합을 이뤄낼수 있는 가치있는 기술로 평가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고객들이 원하는 애완동물을 철저히 찾아주는 인터넷 쇼핑몰 '피토피아 닷컴' 의 여성 CEO 앤드리아 레이즈만▶AT&T의 무선기술그룹 사장 존 제글리스▶초고속 인터넷접속서비스의 1인자 '코시네스' 의 CEO 딘 해밀턴▶메릴린치에 인터넷 투자기업을 전수한 이 회사 기술담당 존 매킨리 주니어 등이 차세대 주자로 평가됐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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