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랑으로 버무린 나눔의 ‘김장 릴레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18일 행사장에서 국제로타리 3700지구 송준기(오른쪽) 총재가 대구지체장애인협회 김창환 회장에게 김치가 담긴 통(배추 10포기) 1000개를 전달하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대구시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동편 광장. 길게 늘어선 천막 속에서 김장 담그기가 한창이다. 추운 날씨지만 500여 명이 모였다. 능숙한 이들의 손놀림에 금세 포기 김치가 수북히 쌓인다.

이날 행사는 ‘로타리와 장애인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사단법인 대구지체장애인협회(회장 김창환)의 후원단체인 대구 국제로타리 3700지구(총재 송준기) 소속 회원들이 저소득층 장애인에게 김장을 해주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들은 2시간에 걸쳐 1만 포기의 김치를 담갔다. 이어 송 총재가 10포기씩 김치를 담은 플라스틱 통 1000개를 김 회장에게 전달했다. 로타리 회원 김옥심(46·여)씨는 ”우리 집 김장을 한 것처럼 마음이 푸근하다”며 “어려운 이웃이 반찬 걱정을 덜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겨울을 앞두고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저소득층 등 김장을 할 수 없는 이를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팔을 걷었다.

로타리 3700지구는 2004년부터 지체장애인협회와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고 있다. 회원과 장애인 1000명이 10∼11월 하루를 정해 줄다리기·좌식배구 등을 하며 우정을 나눴다. 행사비용 3000만원은 로타리 3700지구에서 회비로 충당했다. 로타리 3700지구는 대구와 경산시, 칠곡·청도·성주·고령군으로 편성돼 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플루가 유행하면서 실내체육관에서 하던 체육대회를 김장 담그기로 바꿨다. 지체장애인협회 김경섭(33) 행정부장은 “야외 활동을 검토하다가 김장 담그기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는 희망근로를 통해 재배한 배추로 김장을 하는 ‘희망나눔 김장 릴레이’에 나선다.

17일 계명대에서 열린 ‘계명가족 김장하는 날’ 행사장에서 주민·학생·교직원들이 저소득층에게 전달할 김장을 담고 있다. [계명대 제공]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4차례에 걸쳐 새마을운동중앙회대구동구지회·동구자원봉사센터, 파계사·신암성당·신원교회 등의 자원봉사자가 배추 1만8000포기와 무 4000개로 김치를 담근다. 혼자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5000여 명에게 나눠 줄 예정이다. 배추와 무는 동구 도학동의 잡초가 우거진 시유지 2만2000㎡를 개간해 심은 것이다. 희망근로자 60여 명이 6월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앞서 계명대는 17일 교내에서 배추 5000포기로 김장을 담갔다. 행사에는 학생과 다문화가정·교직원·주민 등 500여 명이 참여했다. 학교 측은 김장 외에 쌀 1000포대(5㎏짜리)와 연탄 8000장도 마련했다. 학생들은 김치 5포기와 쌀 한 포대씩을 들고 혼자 사는 노인 집을 찾아다니며 전달했다. 김장 담그기는 교내 단체인 ‘계명 1% 사랑나누기’에서 마련했다. 이 단체는 매달 교직원의 급여에서 1%를 떼 이웃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