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O] 뉴욕 행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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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8시 본 행사장인 링컨센터 에버리 피셔홀에 들어선 관객들은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무대를 점령하고 있는 희한한 무대장치에 궁금증을 더했다. 곧 이어 작은 북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2000여명의 귀와 눈을 사로잡았다. 한국에서 온 국수호 디딤무용단의 북춤이 이날 행사의 막을 올린 것이다.

각국의 전통문화에 특별히 관심이 많아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는 라이언 파커(33)는 "저렇게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어떻게 저렇게 박력 있게 북을 칠 수 있느냐"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옆에 있던 그의 친구는 "저게 한국의 전통의상이냐"며 아홉명의 무용단이 입고 있던 한복에 찬사를 보냈다.

16개국을 대표하는 특별공연팀의 무대는 관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끌어냈는데, 그 중 터키의 대나무 플루트의 명인 오마 파룩 테크빌렉의 공연과 뉴욕의 할렘어린이합창단, 그리고 중국팀의 소림사 권법 시범이 특히 열띤 환호를 받았다. 모잠비크 젊은이로 구성된 내셔널 송앤드댄스그룹은 역동적인 리듬과 에너지가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본 행사에 앞서 열린 VIP 리셉션에는 각국의 정치.외교.문화계 인사 약 400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이날 뉴욕에 도착한 이명박 서울시장은 "다양한 전통 공연예술의 진수를 맛보는 기회를 가졌다"며 "뉴욕대회에 참석한 여러분 모두를 서울에 초청하는 기쁨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WCO 자문역으로 참석한 소설가 황석영씨는 WCO를 '문화의 힘으로 지구를 돌리는 운동'이라고 설명하고 2회 대회부터는 무지개를 상징물로 쓸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무지개는 동과 서를 잇고 세계를 잇는 다리며, 일곱 색깔은 문화의 다양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9.11 테러 3주년을 이틀 앞두고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는 당시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시간도 가졌으며, 뉴욕시 의회는 WCO의 정신과 같이한다는 뜻으로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가 뉴욕에서 열린 것에 대해 한인사회는 매우 뿌듯한 일로 받아들였다. 김기철 뉴욕한인회장은 "이렇게 멋진 국제행사를 한국인이 이끌어가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뉴욕지사=안준용.박숙희.신동찬.정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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