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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걸린 야 주류] "그래도 정면 돌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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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들이 공천발표 나흘만인 22일 당사에 나왔다.

홍성우 (洪性宇) 공동심사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뒤늦은 회견은 돈 공천설등을 흘리는 신당창당파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洪위원장은 "결코 사심 (私心) 이나 공명심을 배제하고 오직 역사의 흐름과 국민만을 보고 심사했다" 고 말했다.

洪위원장은 일부 지역 돈공천설에 대해 "들어본 적도, 상상한 적도 없다" 고 일축했다.

함께 회견한 하순봉 (河舜鳳) 사무총장은 "한푼의 금전이 오간 사실이 밝혀진다면 나 자신의 정치적 진로부터 분명히 하겠다" 며 "돈공천설은 여당에 득을 주려는 음해이자 음모" 라고 주장했다.

河총장은 이에 앞서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면서 "큰 길을 가다보면 산과 강, 고개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지 결코 평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며 "평지가 아니라고 해서 가던 길을 멈출 수는 없다" 고 강조했다.

낙천자들의 반발과 창당파 움직임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선거체제를 조속히 가동,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게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전략이다.

금명간 선거대책위원회를 조속히 발족시키고, 25일까진 공천 보류지역과 일부 공천 반납지역에 대한 공천작업을 마무리하며, 29일에는 공천자대회를 연다는 일정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홍사덕 (洪思德) 선거대책위원장은 "신당 출현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로 인해 큰 물이 범람하는 일은 없을 것" 이라며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획득한다는 목표도 전혀 수정할 게 없다" 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날 밤 조순 (趙淳) 명예총재와 이기택 (李基澤) 고문이 결국 신당에 합류키로 했다는 소식에 李총재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두사람만 주저 앉혔으면 신당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라며 "1여 (與) 3야 (野) 총선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됐다" 고 낙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젠 한나라당이 현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야당' 임을 강조하는등 선명성을 내걸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 고 말했다.

"신당에 대해서는 야권분열을 조장, 민주당만 이롭게 하는 정파라는 공세적 선전전을 전개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류는 아직 당내정비조차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에 관한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김덕룡 (金德龍) 부총재등 일부 잔류파 비주류도 당내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부산 서구 공천자인 이상렬 (李相烈) 씨등 일부 공천자를 교체할 것처럼 호언한 李총재측이 아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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