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증시에서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6.6% 급락한 1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단은 재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부 지분을 일괄매각(블록세일) 형태로 팔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자칫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부담감이 주가를 압박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28.07%다. 이 중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을 남기고 나머지를 기관투자가에 파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현중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도 좋고 앞으로 실적도 잘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 이외의 악재가 주가를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지 모르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뜻 손이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재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메리츠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1차 매각에서 유일하게 나섰던 효성도 물러났고, 매각 조건도 지난번과 비슷해 새로운 인수 후보가 나오기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김현중 연구원도 “하이닉스를 인수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고, 규모가 좀 작은 기업의 경우 효성의 사례 탓에 쉽사리 달려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은 하이닉스의 인수합병 추진 안건이 25일 주주협의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 15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을 계획이다.
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