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휴대전화 1000여대 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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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휴대전화를 복제해 인터넷에서 대금을 결제하는 수법으로 1000여만원을 챙긴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로 손모(28.대구시 갈산동)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손씨 등은 지난달 초 휴대전화 가입자의 이름.주민번호 등 개인정보와 단말기의 고유번호(ESN코드 또는 헥사코드) 등 1200명분의 정보를 500만원을 주고 자료상에게서 구입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휴대전화에 정보를 입력해 다른 고객이 사용 중인 휴대전화와 똑같은 '쌍둥이' 휴대전화를 만들었다.

이어 손씨 등은 복제한 휴대전화로 인터넷 게임사이트에서 사이버머니를 구입한 뒤 휴대전화로 결제해 대금은 진짜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청구되도록 했다. 그 뒤 사이버머니를 사고파는 인터넷상의 판매업자들에게 사이버머니를 되팔아 현금화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이들은 지난달 14일부터 최근까지 1000여대의 휴대전화를 복제했고 결제대금은 3500만원어치에 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손씨 등은 복제된 휴대전화가 사용되는 것이 노출되지 않도록 밤 12시 이후 '작업'을 하고, 한 PC방에서 20분 이상 머무르지 않고 30만원 이상 결제하지 않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IP 추적을 통해 서울의 한 PC방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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