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전자공학부 기술인력 75%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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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북대 출신이 1980년대 이후 국내 전자.전기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 (한국과학기술원 전자전산학과 조동호 교수)

"반도체 정밀 제조장비를 만드는 데 전자 분야는 경북대와 산학협력을 합니다. " (구미 탑엔지니어링 김원남 대표)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가 1만2천여명에 이르는 졸업생을 기반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학교의 강점은 실무형 인재의 양성. 졸업과 동시에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교육한다.

그 결과 68년 학과 설립 이래 졸업생(대학원 포함)중 80%가 산업체에 진출했다. 수적으로 서울대 전기공학부(46년 설립.8천4백여명).과기원(73년 설립.2천6백여명)보다 많다.

1회 졸업생인 이종현 대구테크노파크 단장은 "반도체 업체의 핵심 기술인력 가운데 4분의 3이 경북대 출신" 이라고 말했다. 구미에 있는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의 부장.과장 가운데 80%가 이 대학 출신이다.

학계와 연구소로도 대거 진출했다. 졸업생 중 대학 교수만 5백여명에 이르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대덕연구단지에도 1천명 가까이 근무 중이다.

최근에는 벤처업체로도 많이 진출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제조사인 한국DNS의 박창현 대표, 코스닥 등록 기업인 도원텔레콤의 이철호 대표 등 1백50여명이 벤처기업가로 활동 중이다. 실리콘밸리에도 50여명이 진출했다.

'경대 전자과' 로 통칭되는 경북대 전자전기학부의 성장은 한국산업사와 맥을 같이 한다. 71년 구미 전자공단이 설립됐고 2년 뒤인 73년 경북대 전자공학과는 특성화 대학으로 지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신입생을 1백20명으로 늘렸다.

77년에는 정부가 반도체 등 57개 품목 육성책을 내놓으며 산업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맞춰 신입생 정원이 6백명으로 불어났고, 79년에는 최대 8백명까지 늘어났다.

현재 재학생은 학부 2천8백여명, 대학원생 6백50명 등 3천4백여명. 교수진도 과기원(54명)보다 많은 69명이다.

94년에는 전자전기 분야 국책대학으로, 지난해에는 두뇌한국(BK)21 정보기술 분야 대학으로 선정됐다.

송재원 교수는 "73년 이후 4백억원에 이르는 정부 지원 자금을 전공별로 나누지 않고 공동 실험장비를 갖추고 반도체 등 필요한 분야에 집중 투자한 점이 효과를 보았다" 고 말했다. 97년부터는 공학실습이라는 선택과목을 둬 학생들의 현장감각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소리도 있다. 반도체 생산업체 극동뉴메릭 김한기 대표는 "학생들의 질이 그 전보다 떨어지는 감이 있다" 며 "보다 충실한 현장교육과 투자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대구〓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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