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기아, 센터 저머니 부상으로 난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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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프로농구 기아의 박수교(44)감독은 최근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며 괴로운 심정을 돌려 말하고 있다.

지략이 뛰어나다는 박감독도 대책이 없을만큼 기아는 지금 만신창이다. 센터 토시로 저머니가 부상당해 이제 정규리그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김영만.강동희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초.중반 4~5위권을 지켜온 뚝심도 한계에 이르렀다.

기아는 5주진단을 받은 저머니의 대역으로 마리오 루카스를 영입했다. 2m5㎝의 루카스는 슛과 스피드가 뛰어나지만 골밑 파워가 떨어진다. 따라서 기아는 당분간 골밑을 지켜낼 응급 처방이 필요하다.

더구나 루카스는 10일에나 팀에 합류한다. 결국 기아로서는 9일 삼성과의 수원경기가 발등에 불이다.

삼성의 버넬 싱글튼을 저지할 포스트맨이 없는 기아로서는 고전이 불가피하다. 박감독의 승부수는 외곽농구. 김유택.조동기.김동언을 차례로 골밑에 투입해 실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강동희.김영만.정인교의 중장거리포로 맞선다는 작전이다.

국내 센터와 존 와센버그.루카스로 골밑에 트라이앵글을 만들어 상대 센터를 견제하고 수비 리바운드가 확보되면 강동희.김영만의 속공으로 쉽게 득점, 골밑의 열세를 상당부분 삭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골밑이 불안하면 외곽슛 성공률도 떨어진다. 공격 리바운드 열세는 속공을 자주 허용하는 약점도 있다.

더구나 삼성은 최근 문경은이 분발하고 있는데다 홈경기에 강하다. 기아로서는 삼성이 이래저래 힘든 상대다.

그런데도 박감독은 "그나마 삼성은 해볼만한 상대" 라고 은근히 자신감을 보인다. 골밑을 내주더라도 나머지 포지션에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는 배짱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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