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식 기자가 독자에게 묻습니다] 밀폐공간 화재 참사 반복되는데 대책 없을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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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아이디어, 해당 기관에 전달합니다=오늘부터 새로 선보이는 고정물입니다. 독자들과 기자들이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독자들은 e-메일과 인터넷 댓글을 통해 정부와 기자에게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 아이디어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채택된 독자 목소리는 정부기관에 공식 건의하고, 향후 기사로도 소개할 예정입니다.

부산에서 발생한 실내 사격장 참사는 전형적인 ‘밀폐 공간에서의 화재’입니다. 대부분의 독자께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올 1월 발생한 부산 노래방 화재, 지난해 10월 서울 논현동 고시원 방화 같은 사건 말입니다.

한국화재소방학회 윤명오(서울시립대 건축공학) 학회장은 “밀폐 공간에서 일어나는 불은 선진국 도심형 화재”라고 설명합니다. 도시가 복잡해질수록 ‘밀폐 공간’이 많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121명이 사망한 미국의 나이트클럽 화재 , 44명이 사망한 일본의 게임장 화재 사건은 도심의 밀폐 공간 화재를 잘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윤 교수는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안전불감증의 문제로 풀어갈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도시가 복잡해져 밀폐 공간은 급속히 늘어나는데, 화재 대책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노래방·주점 등의 화재 대책을 담은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특별법’은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고시원에 불이 났을 때 이 법을 적용하진 못했습니다. 다중이용업소에 고시원이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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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사격장은 어떨까요. 현재 다중이용업소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윤 교수는 “사격장에는 불이 나기 쉬운 요소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총을 쏘아야 하니 방음 시설을 위한 내장재를 상당히 많이 사용합니다. 현재 사용되는 방음재는 모두 ‘가연성’입니다. 대책이 나온다면 사격장을 다중이용업소에 포함시키고 방음재의 원료를 모두 불연성 물질로 바꾸는 것이 될 겁니다. 대책이 나온다 해도 뒤늦은 감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될까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밀폐 공간에서의 화재’는 언제든 직면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친구나 가족과 저녁을 먹고, 호프집에서 술 한잔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 한 곡 부를 수 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산후 조리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앙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구합니다. 밀폐 공간에서 발생하는 화재 사건을 줄이거나 불이 나도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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