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땐 주식형, 연금 탈 땐 채권형으로 바꾸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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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한도(300만원)가 있긴 하지만 납입금액의 100%를 소득공제해주는 유일한 상품. 그래서 절세형 투자상품 중 가장 알짜로 꼽히는 상품. 바로 연금저축이다. 하지만 이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투자가 끝나는 건 아니다. ‘얼마나 잘 갈아타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연금저축을 이미 들고 있는 투자자라면 ‘계약이전’ 제도를 눈여겨 봐둘 필요가 있다.

◆연금 받을 땐 채권형으로=연금저축 상품엔 연금신탁(은행)·펀드(증권사)·보험이 있다. 이 중 어느 상품으로 갈아타든 세금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예를 들어 3년간 연금저축에 불입한 투자자가 다른 상품으로 옮길 경우 적립기간은 0이 아닌 3년부터 시작된다. 중도해지로 인한 가산세나 소득세는 없다. 이전 절차는 간단하다. 우선 옮겨갈 상품을 고르고 해당 금융회사에 신분증과 통장(또는 보험증권)을 가지고 가서 계좌를 만든다. 이후 기존에 거래하던 금융회사에 가서 계약 이전신청서를 내면 된다. 단, 이때 1만원가량의 수수료를 받는 곳도 일부 있다.

옮겨갈 상품을 고를 땐 자신의 투자성향을 따져보는 게 먼저다. ‘원금손실은 절대 안 된다’면 연금신탁이나 채권형 연금펀드, ‘기대수익률을 높이겠다’면 주식형 연금펀드가 제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가 파는 연금펀드 설정액(1조4800억원) 중 77%는 주식형이 차지했다.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긴 하지만 장기 적립식 투자의 힘을 믿고 주식형을 찾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증권 양은희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젊었을 땐 주식형으로 하다가 연금 받을 땐 채권형으로 갈 것”을 권한다. 투자자들이 나중에 연금으로 돌려받는 돈은 그해 실적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따라서 수익률이 들쑥날쑥한 주식형보다 안정적인 채권형이 연금 받을 땐 더 낫다는 설명이다. 일부 증권사는 연금펀드를 옮겨오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500만원 이상, 하나대투증권은 2000만원 이상의 연금저축을 이전한 투자자에게 사은품을 준다.

◆장기 성과 체크해야=옮겨갈 연금펀드를 고를 땐 수익률을 먼저 따져보기 마련이다. 올해는 주가 상승 덕에 연금펀드 중에도 주식형의 성과가 단연 앞섰다. 해외주식형 중엔 ‘해피라이프연금브릭스 자 1’(90.12%, 신한BNP), 국내주식형은 ‘한국투자골드플랜네비게이터연금전환1(주식)’(57.99%)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좀 더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할 것을 권한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10년 이상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설정된 지 1~2년 된 펀드보다는 장기성과가 좋은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로인에 따르면 3년 누적 성과 1위는 주식혼합형인 ‘신영연금60전환’(30.83%, 신영투신)이다. 기간을 5년으로 늘리면 ‘하나UBS인Best연금1’(119.22%)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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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브렐러형’의 연금펀드를 고르면 펀드 간 이전을 더 쉽게 할 수도 있다. 3~5개의 다른 유형 펀드 간에 수수료 없이 옮겨갈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 이름에 ‘전환’이란 말이 들어간 펀드가 여기에 속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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