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패스트15 이렇게 선정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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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 세계 일류 또는 차세대 유망 제품 보유했나
2. 매출액·순이익률 분석 지속성장 가능한가
3. 시장점유율 3위 이내 업종 대표기업인가

‘이노패스트’는 혁신(Innovation)을 바탕으로 고성장(Fast-Growing)하고 있는 기업을 가리킵니다. ‘한국의 대표기업’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견·중소 기업들입니다. 중앙일보는 15개 이노패스트 기업의 창업·성장 스토리를 소개하고, 이들에 대한 딜로이트의 전문적인 컨설팅을 곁들임으로써 기업가 정신이 기업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조명할 예정입니다. 또 매년 이들 기업의 성과를 다시 취재해 성공과 실패의 원인도 분석해 나가겠습니다.

딜로이트와 중앙일보가 선정한 ‘이노패스트 15’ 기업은 탁월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고성장이 예상되는 ‘작지만 강한’ 회사들이다. 이들 회사는 예측하기 힘든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앞세워 라이벌들을 압도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일반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완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기보다는 부품·기계 또는 공정을 제공하는 형태가 많아 일반 소비 시장에 노출되는 빈도가 적기 때문이다.

‘혁신성장기업’을 정의하는 주된 기준으로는 생산 제품의 경쟁력과 함께 기업 운영에 관한 재무적 성과를 사용했다. 이들 지표를 분석해 지금까지의 성과는 물론 향후 지속가능성이 우수한 기업을 파악하고자 했다.

세부적으로는 세 가지 잣대를 활용했다. 첫째, 현재 세계 일류 또는 차세대 유망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다. 둘째, 3개년 이상 매출액과 자기자본순이익률의 변화에서 지속 성장 여부를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동종업계에서 3위 이내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업종 대표기업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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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된 기업들은 기술력 확보 방법과 경쟁시장의 특성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기술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눴다. 창업 초기부터 새로운 원천기술 또는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는지, 아니면 기존 기술을 응용해 가면서 상위 단계의 기술을 확보했는지가 그것이다. 또 기존에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시장(레드오션)과 새로운 신성장 시장 또는 틈새시장인 신시장(블루오션) 중 어디에 속해 있는지로도 구분했다.

첫째 유형에 속한 기업들은 독자기술 개발과 함께 주로 자사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 이미 형성돼 있는 시장(레드오션)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 위진시대의 혜소(<5D46>紹)가 비서승에 임명돼 궁궐로 들어가는 모습처럼 군계일학(群鷄一鶴)에 비견될 수 있다. 이미 경쟁이 심화돼 있는 시장에서도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는 기업들이다.

둘째 유형은 향후 시장 변화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해당 기업들은 시장 변화의 흐름에 앞서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의 기술 개발을 통해 신성장 시장(블루오션)을 창출한 기업들이다.

셋째 유형은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원가 경쟁력을 갖추거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고객 확보에 주력한 기업들이다. 기존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시장 내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사례다. 태형(太形)·왕옥(王屋)의 두 산을 옮긴 우공의 노력처럼 힘든 과업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입지전적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비유할 수 있다.

마지막 유형은 지속적 연구개발(R&D)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틈새시장에 진출해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한 기업들이다. 푸른색이 쪽빛보다 푸르고 얼음이 물보다 차듯, 초기엔 OEM 방식을 통해 차근차근 기술을 쌓아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지속적인 노력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곳들이다.

이재일 딜로이트 성장혁신센터장(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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