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가족과 함께 볼만한 비디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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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 스릴씨커(우성)

시나리오가 일단 기발하다. 지구촌의 대규모 참사 현장이 미래엔 관광상품으로 팔린다. 시간이동을 통해 미래의 지구인이 타이타닉호 침몰 등을 현장에서 관람하게 된다. 주인공은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미래에서 온 관광객을 목격한다. 그런데 그의 여행자료에 자신이 탄 비행기의 추락이 예정돼 있다. 결국 사고는 막지만 미래의 지구는 뒤엉켜 버린다. 배우들은 다소 굳어 있지만 스토리는 흥미롭다.

□ 러브레터(드림웍스)

'첨밀밀' 의 첸커신 감독이 연출한 깔끔한 사랑이야기. 수신인도 발신인도 적히지 않은 편지 한통이 마을을 떠돈다. 그 편지를 펼치는 사람마다 흐뭇한 착각에 빠진다. "아니,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니, 도대체 누구지?" 라며. 이를 계기로 마을 사람들은 좌충우돌 자신의 사랑을 찾아나선다. 깊은 울림보다 산뜻한 느낌의 수채화.

□ 타잔(브에나 비스타)

캐릭터의 세밀한 손놀림 뿐 아니라 감정 포착도 뛰어난 애니메이션. 부모를 잃은 타잔이 고릴라의 손길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실감난다. 타잔이 고릴라 무리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 등이 결코 가볍지 않다. 월트 디즈니가 겨냥하는 관객층이 어린이만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랑과 영혼' 에 출연했던 토니 골드윈이 타잔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 바톡(폭스)

'아나스타샤' 에 등장했던 바톡이 모험을 찾아 나선다. 왕위를 노리는 욕심 많은 수상 루드밀라에게 납치당한 이반 왕자를 구해낸다는 내용이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가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디오 시장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다.

□ 트라이건(영성)

사무라이 정신을 주로 다룬 만화가 야스히로 나이토의 신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TV 시리즈용으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아득히 먼 미래가 배경. 지구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다른 별로 이민을 간 뒤 폭력과 혼란이 난무하는 세계가 그려진다. 하지만 전개 방식은 전적으로 코믹한 요소와 액션에 의존한다. 예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총기들이 볼거리다.

□ 형사 가제트(브에나 비스타)

만화 속의 형사 가제트를 어떻게 살려냈을지 궁금하다. 손과 발, 머리에서 온갖 장비들이 튀어나오는 건 마찬가지다. 실사가 기본이지만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가제트라는 캐릭터에 애정이 없다면 실망하기 쉽다. 에피소드 위주로 전개되며 스토리의 완결성이 다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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