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구조조정 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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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역구 26곳 감축' 의 구조조정 태풍에 정치권이 휩싸였다.

예비선거전(공천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같은 당 현역끼리 맞붙는 23곳의 선거구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이 돼버린 분위기다.

지역구 감소는 5.16과 10월유신 등 정치격변에 따른 것을 빼곤 처음이다.

'피플 파워' 가 뒷받침된 획정위의 위력을 실감케 해주는 대목이다.

◇ 실세들과 겨루는 의원들〓민주당에서 두드러진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金弘一.목포-신안갑)의원과 한화갑(韓和甲.목포-신안을)의원간 대결이 주목을 받았으나, 목포가 독립되고 신안이 무안과 합쳐지는 것으로 결론나자 배종무(裵鍾茂.무안)의원이 긴장하고 있다.

金의원이 목포, 韓의원이 신안-무안으로 교통정리될 것이란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裵의원은 韓의원을 겨냥, "아끼는 고교(목포고)후배지만 마지막까지 경쟁하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 며 항전을 선언.

동교동 가신그룹의 최재승(崔在昇.익산갑)수석 사무부총장과 일전을 앞둔 이협(李協.익산을)의원은 "공정한 경쟁만 보장된다면 자신있다" 는 반응.

정균환(鄭均桓.고창)총재특보단장과 지역구가 합쳐지는 김진배(金珍培.부안)의원은 "부안과 고창은 교통.산업면에서 아무 관련이 없고 오히려 김제와 생활권이 같다" 며 획정안에 반발. 반면 28일 공천심사위원에 선임된 鄭단장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 며 느긋함을 보였다.

자민련에선 5선의 김종호(金宗鎬.괴산)부총재와 정우택(鄭宇澤.진천-음성)의원간 대결이 만만치 않다 .

金부총재는 "진천 출신인 鄭의원이 당선되긴 어려울 것" 이라고 주장한 반면 鄭의원은 "가뜩이나 자민련이 노인당 이미지가 있는데 젊은 사람들을 공천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고 반격.

◇ 비례대표로 해법 찾기〓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부산 사상갑)의원과 신상우(辛相佑.사상을)의원은 "둘 다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 는 입장. 그 방안이 비례대표 방식.

밀양과 지역구가 합쳐진 노기태(盧基太.창녕)의원도 밀양쪽 인구가 70%를 넘어서자 창원을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황낙주(黃珞周.창원을)의원의 비례대표 결정을 희망.

함종한(咸鍾漢.원주갑)의원도 "지역대표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비례대표를 할당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 눈치보기 신경전〓전남 곡성이 담양-장성에, 구례가 광양과 합쳐지면서 지역구가 날아가버린 양성철(梁性喆)의원이 어디로 출마할지를 놓고, 김명규(金明圭.광양)의원과 국창근(鞠□根.담양-장성)의원간 신경전이 한창이다.

대학(고려대)선후배 사이인 김성곤(金星坤.여수갑)-김충조(金忠兆.여수을)의원간 신경전도 치열. 여수와 여천이 하나의 생활권인 관계로 예산배정.지역사업때 긴밀히 협력해왔던 사이지만 김성곤 의원 불출마설이 나돌자 두사람간 사이가 냉랭해졌다.

김성곤 의원측은 "불출마 얘기는 꺼낸 적도 없다" 며 불쾌해했다.

◇ 무소속 출마도 불사〓4석이나 줄어든 부산지역에서 두드러진다.

김진재(金鎭載.금정갑)의원은 "통폐합에 관계없이 출마하겠다" 며 배수진을 쳤다.

김도언(金道彦.금정을)의원은 "공천결과를 기다려 보겠지만 안되면 무소속으로 갈 수밖에 없다" 고 강조. 유종수(柳鍾洙.춘천을)의원은 "15대때도 공천을 안줘 자민련으로 나가 당선됐다" 며 으름장.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과 겹친 김재천(金在千)의원도 "그냥 물러설 수 없다" 는 입장이다.

이정민.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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