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내년 개항 앞두고 주택건설계획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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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내년 개항 예정인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는 주택.호텔 등 관련시설이 없어 공항 종사자 및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 같다.

주택사업에 나선 민간 건설업체가 전혀 없고 건축 예정이었던 호텔도 사업주체 사정으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 도시개발본부는 지난 12~14일 공항 배후지원단지 내 아파트 용지 21필지 가운데 주공 임대아파트 건설부지를 제외한 17개 필지에 대한 2차 공개 분양을 시행했으나 모두 미분양됐다.

주공이 추진하는 임대아파트도 지난해 11월 착공돼 일러야 내년 말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개항 초기 일부 공항 종사자들이 영종도 내 기존.신축 주택으로 몰리면서 임대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기존 주택의 전셋값 상승과 함께 임대사업을 위한 주택 신축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 주택 수요〓인천국제공항 종사자들의 수가 3만명선이어서 주택 수요는 줄잡아 1만가구 정도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1996년부터 공항에서 4㎞ 떨어진 운서동 일대 65만3천평에 배후 지원단지를 조성, 우선 6천2백여가구를 짓기로 했다.

◇ 주택건립 차질〓인천시는 개항에 맞춰 지난해 1월 21필지(5천4백57가구)의 아파트 용지를 분양했으나 전혀 팔리지 않았다.

이번 2차 분양에서도 신청업체가 없어 주공 임대를 제외한 민간 아파트는 한 가구도 건설되지 않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분양가가 너무 비싸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주공은 임대 아파트 1천3백여가구를 공급키로 했으나 착공이 늦어 입주는 개항 1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7백99필지 가운데 이주민에게 배정되는 3백50필지를 제외한 나머지를 지난해 상반기 분양했으나 33필지만 팔렸고 이번 추가 분양에서도 고작 1필지만 분양됐다.

◇ 전망〓항공사 등 공항 입주 예정 회사들은 서울이나 인천에 주거지를 둔 직원들의 출.퇴근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는 계획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 공항측은 배후단지에다 2백30여가구의 근로복지주택을 지어 직원들에게 임대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인천시는 오는 6월께 실시될 주공의 임대 분양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건설업체들도 달려들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은 현재로선 사업성 불투명을 들어 관망하는 분위기여서 영종도 주택난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개인주택 임대사업〓현재 영종도 내 기존 주택 임대 매물은 많지 않다. 워낙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셋값 수준은 인천시와 비슷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얘기. 9평짜리 원룸 전셋값이 1천5백만원이고 방 2개짜리는 보통 2천만~2천5백만원선이다. 방 3개짜리 독채는 3천5백만~4천만원까지 한다.

내년 초 개항되면 임대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더 오를 것으로 중개업소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 신축바람이 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길이 닿는 임야.밭 등의 자연녹지는 4층까지 집을 지을 수 있다.

매물도 많은 편이어서 집 지을 수 있는 땅을 구하기는 쉽다. 농가주택지는 평당 30만~40만원, 상가주택지는 평당 70만~80만원선이다.

영종도 국제부동산 이필수 사장은 "현재 급매물만 간간이 소화될 뿐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편" 이라며 "하지만 집 짓는데 4~5개월이면 충분해 올 하반기나 내년에 일반 임대주택지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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