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방에선] 대구 어린이공원을 청소년 공간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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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요 몇년 사이 대구 도심공원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

시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중앙공원은 경상감영 공원으로, 동인공원은 국채보상 기념공원으로 이름부터 바뀌어 대구를 상징하는 '역사성' 을 갖추었다.

담장이 없어지고 면적이 넓어졌으며 잔디가 깔리는 변화가 몰아쳤다.

외래 수종(樹種)은 고유의 것으로, 구조물은 전통양식으로 새로 만들어져 제 모습을 찾았다.

특히 최근 완성된 국채보상 기념공원은 대구의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 분명하다.

이미 제야(除夜)행사.야외 문화행사가 몇차례 열려 시민의 구심점 몫을 하고 있다.

공원 입구에는 대구 특유의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가로수 터널이 만들어졌고 향토 시인들의 작품을 향토 서예가들이 휘필(揮筆)해 만든 시비가 늘어서 있다.

대구시는 어린이회관이 있는 수성구 범어공원과 어른들의 쉼터인 중구 달성공원의 담장도 허물어 완전 개방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두류공원에는 인라인 스케이트 시설을 할 계획도 있다고 한다.

이같은 도심공원의 혁신에는 시장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시민들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욕심을 내 이 기회에 대구시에 바라는 게 있다.

현재 주택가에 마련된 어린이 공원(소공원) 3백19곳을 청소년 공원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어린이 놀이시설을 해뒀으니 어린이들의 이용이 적다.

오히려 청소년들의 탈선장으로 변한 이 곳을 청소년들이 젊음과 개성과 낭만을 마음껏 발산하고 자유를 누리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갈 곳 없는 청소년들에게 그들만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공간.젊은공간을 절실하게 바라는 청소년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禹虎性 <작가.나이테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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