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복서 파퀴아오 “6체급 먹을 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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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됐던 복싱계가 술렁이고 있다.

현역 최고의 복서로 꼽히는 매니 파퀴아오(31·필리핀·사진)가 15일(한국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국제복싱기구(WBO) 웰터급 챔피언 미구엘 앙헬 코토(29·푸에르토리코)와 대결하기 때문이다. 라이트플라이급(48.99㎏)에서 시작한 파퀴아오는 이번 웰터급(66.68㎏) 도전으로 18㎏(9체급)을 올리는 셈이다. 이긴다면 6체급에서 챔피언이 된다. 그는 지난해 4000만 달러를 벌어 복싱계 최고소득자에 올랐고 타임지 표지모델로도 등장했다. 그는 필리핀에서 영화를 제작했고, 음반을 냈으며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초창기 평범한 복서였던 파퀴아오는 친구의 죽음 이후 전혀 다른 복서로 거듭났다. 2008년부터는 급피치를 올렸다. 그해 3월 세계권투평의회(WBC) 수퍼페더급(58.97㎏) 타이틀을 땄고 3개월 뒤 라이트급(61.23㎏) 챔피언이 됐다. 6개월 뒤엔 ‘골든 보이’ 오스카 델라 호야를 눌렀다. 올해 5월에는 ‘동서양 복싱 대전’에서 리키 해튼(영국)을 2라운드 KO로 눕히고 라이트웰터급 챔프가 됐다. 전적은 49승(37KO) 2무 3패다.

파퀴아오의 신장은 1m68㎝로 작은 편이다. 팔 길이도 짧다. 체급을 올릴수록 불리해진다. 이번 경기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상대인 코토는 처음부터 중량급에서 활동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파퀴아오의 승리를 점친다. 폭발적인 스피드의 펀치와 풋워크 때문이다. 왼손잡이인 그는 라이트 더블 잽과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쉬지 않고 날려 상대의 접근을 원천 봉쇄한다. 라운드 후반까지 그런 펀치를 날릴 수 있는 체력도 갖췄다. 찬스가 생기면 저돌적으로 덤벼드는 공격성도 갖췄다. 말 그대로 완벽에 가까운 복서인 셈이다.

파퀴아오가 코토를 이길 경우 더욱 흥미로운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월 2년 만의 재기전에서 승리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전 40승, 5체급 석권)와의 일전이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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