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회 출범 '주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회)가 21일 서울 63빌딩에서 대표선수들만으로 창립총회를 진행하려다 이를 저지하려던 8개 구단 및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정면으로 맞섰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양준혁(해태)을 비롯해 박정태(롯데).김기태(삼성).송진우(한화).유지현(LG).김인호(현대).최태원(쌍방울).강병규(두산)등 8개 구단 선수대표들은 오후 5시쯤 현장에 도착, 대표자 회의에 들어갔다.

이들은 동료선수들이 1시간이 지나도록 총회 장소에 나타나지 않자 구단측 방해공작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 오후 7시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 3백90명이 자발적으로 선수회 발족에 서명했다" 며 "선수들이 나타나 탈퇴의사를 밝히거나 총회장에 합류할 수 있도록 22일 저녁까지 기다리겠다" 고 밝혔다.

이들은 "구단측이 오전부터 코칭스태프를 동원해 1.5군 선수들에게 총회에 참석하면 무조건 유니폼을 벗기겠다 고 협박했다" 며 "현재 선수들이 지방에 강제로 내려가 연락이 두절되고 있다" 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선수회 창립을 기획한 이른바 '기획단' 은 창립총회와 동시에 해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선수들이 기자회견을 시작한 지 20여분이 지나 연락을 받은 두산선수 12명이 모임장소에 도착, 총회장에 모였던 야구팬 3백여명으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KBO는 22일 오전 긴급이사회를 열고 선수회 모임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태일.심재우.김승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