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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2000] 화성탐사는 '인류 뿌리찾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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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화성에 생명체는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2000년대에도 이를 규명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화성탐사는 인간의 달 정복과 달리 '인류의 뿌리찾기' 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성탐사는 장래의 우주개발뿐 아니라 생명체의 기원, 곧 인류 조상의 근원을 밝혀내는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로부터의 거리만을 생각한다면 화성보다 금성이 더 가깝다.

그러나 금성은 아름다운 겉모습과는 달리 표면온도가 섭씨 5백도에 이르고 황산 비가 내리는 등 지옥과도 같은 곳이어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따라서 달 정복 이후의 행성탐사는 주로 화성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아직 고난의 연속이다.

지난해 12월 초 화성의 남극 부근에 착륙할 예정이었던 화성탐사선 폴라랜더가 한달 이상 지구와 교신이 두절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착륙시 파손됐거나 깊은 협곡 같은 곳에 추락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문어 모양의 화성인과 지구인 사이의 전쟁을 그린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 이 19세기 말에 나온 이래 화성의 외계인은 숱한 공상과학소설과 영화의 주요 소재가 돼 왔다.

20세기 초 미국의 저명한 천문학자 로웰은 고도의 지능을 갖춘 생명체가 화성에 존재해 이들이 불모지로 변해가던 화성을 구하기 위해 극지방의 물을 끌어들이려 운하를 건설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화성은 행성 중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한 조건을 지녔고,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도 있기 때문에 꼭 고등동물은 아닐지라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사실 지구상에서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느냐는 문제는 현대과학이 명확히 밝혀내지 못한 과제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지구의 생명체는 화성에서부터 전파된 것이라는 학설이 미국 천문학회와 과학저널에 발표됐다고 한다.

이와 함께 생명의 씨앗이 운석 등에 실려 우주로부터 날아왔다는 천체기원설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상당수다.

만약 앞으로의 화성탐사에서 모종의 생명체가 현재 혹은 과거에 존재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과학뿐만 아니라 생명관.철학관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가 닥쳐올텐데….

최성우 <과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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