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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삼각벨트' 용틀임…벤처만 430여곳 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중부권에 첨단기술 기업이 들어서면서 '테크노 삼각지대' 로 변화하고 있다. 수도권과 가깝고 물류시설이 발달된 충남 천안.아산권과, 청정지역이면서도 땅값이 싼 충북 청주.청원권, 국내 첨단 과학기술의 상징인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권 등이 테크노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3천2백여개의 제조업체가 가동중인데 중소기업청의 인증을 받은 벤처기업만 4백30여개에 이른다.

천안의 삼성SDI와 청주의 현대전자.LG화학과 같은 대기업 사업장 외에도 미래산업.한국베랄.에이콘.자화전자.터보테크.아펙스.심텍.주성엔지니어링 등 증권거래소에 상장했거나 코스닥에 등록된 신흥 기업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대전.충청권 벤처기업의 22.7%가 반도체 관련 기업이다.

테크노 삼각지대에는 첨단 기술집약형 기업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아직 코스닥에는 등록하지 않았지만 국내 최초 또는 세계 최초의 기술을 개발했거나 제품을 생산하는 곳도 있다.

지니텍.지시텍.CTF.인터시스.케이맥.메닉스.바이오니아 등은 이름부터 신흥 첨단기업의 냄새가 풍긴다.

지니텍의 경우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원천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땄고, 지시텍은 환상의 낚시게임을 만들어 인도에 6백만달러의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메닉스의 경우 인체를 감지해 원하는 곳에 음성으로 알려주는 도난경보기를 개발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혁신상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설립된 지 5년내외이고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전체 종업원의 절반인 연구개발형 기업이다.

특히 대전권에는 대덕연구단지 출신 연구원들이 창업한 벤처기업이 3백개에 이른다. 이들은 '대덕 21세기' 라는 모임을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테크노 삼각지대의 꼭지점을 이루는 세 지역은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1시간 이내에 연결된다. 이를 바탕으로 삼각지대내 기업들은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아펙스는 천안의 PKL.대전의 지니텍과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합의했다. 아펙스가 개발한 2백56메가D램 반도체 제조장비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공유해 '윈윈 사업' 을 펼치자는 전략이다.

아펙스 김상호사장(42)은 "반도체 특성상 장비제조에 큰 돈이 들어가므로 중복되는 부분을 따로 개발하지 않고 각자 주특기를 살리기 위해 제휴했다" 고 밝혔다. 청주의 우리정도도 천안의 SPS사와 반도체 도금에 대한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천안에서 기능성 식품을 만드는 CTF를 운영하는 서정인 사장(40)은 격주로 대전을 찾는다. 徐사장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벤처기업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술적인 도움은 물론 경영상 중요한 결정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대학이 많다. 대전 한국과학기술원과 충남대.한남대.배재대.목원대, 천안.아산의 호서대.선문대.순천향대, 충북의 주성대.충북대.충청대 등에서는 신규 인력을, 창업보육센터내 벤처기업들은 신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세 지역의 관할 기관이 달라 아직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남도와 대전시.충북도 등 행정기관간 테크노 삼각지대의 산업 진흥을 위한 모임이 한번도 없었다.

한국은행 대전지점 이승희 조사역(41)은 "공장부지의 입주여건 개선, 기반시설 확충, 대덕연구단지의 기술개발 지원 등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3개 광역행정기관의 유기적인 정책 협조와 추진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관련 벤처기업이 많으므로 지역내 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를 높이려면 반도체 관련 대기업을 유치하는 등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대전〓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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