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윤락과의 전쟁'] 대구 양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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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강자(金康子)서울 종암경찰서장의 '미아리 텍사스' 미성년 매매춘 근절작업을 지켜 보는 이재용(李在庸)대구 남구청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9개월간 벌였던 '양지로' 미성년 매매춘업소 뿌리뽑기 전쟁 경험이 떠올라서다.

양지로는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 후문~한빛은행 대명동지점의 7백50m 구간. 1997년초까지도 1백40곳의 술집이 빼곡이 들어차 나체쇼.윤락행위 천지였다.

줄잡아 4백여명이었던 접대부 대다수가 11~16세인 소녀들이었'고 17세이상은 찾아보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15일 오후 양지로. 공인중개사무소.슈퍼마켓.전자대리점.광고회사 등만 즐비했다.

구청장이 양지로 정화에 나선 것은 연극 연습차 89년 양지로 인근의 계명대를 오가다 한 윤락녀를 구출한 것이 계기였다.

그 6년 뒤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양지로 정리계획을 세웠다.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구청 직원과 경찰관 50~60명을 투입했다.

"너, 이××죽이겠다" "가족들은 무사할 줄 아느냐" "밤길 몸조심해라" 는 협박전화가 구청장실은 물론 집에까지 걸려 왔다.

그는 협박사실을 언론에 폭로하고 단속반원들을 업소 문앞에 '보초' 세우는 등 강도를 더 높였다.

업주와 건물주 등 4명을 고발해 구속시켰다.

견디다 못한 업주들이 97년 3월부터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97년 5월 마침내 대구의 '영계골목' 은 완전히 사라졌다.

李구청장은 최근 서울의 김강자 서장에게 E메일을 보냈다.

"서장님.경찰관 아저씨들 파이팅!"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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