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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잦은 교체 곤란 … 그룹주·인덱스 비중 늘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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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를 어느 투자자 못지않게 고민하는 게 각 자산운용사 상품개발·전략팀이다. 수천 개의 펀드 속에서 가장 빛날 펀드를 찾아내 상품화하는 게 이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5개 운용사 펀드개발자의 인터뷰를 통해 눈여겨봐 둬야 할 펀드시장의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집어봤다.

◆어떤 펀드가 뜰까=올해 펀드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올 들어 새로 설정된 펀드는 375개로 지난해(1364개)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래도 히트 친 펀드는 있다. 삼성투신운용의 ‘WTI원유파생’ 펀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일 때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다. 6월에 나온 NH-CA자산운용의 ‘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지수의 1.5배로 움직인다’는 새로운 운용전략을 내세워 45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그룹주펀드가 각광받으면서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LG·현대그룹에 투자하는 펀드는 물론 5대·3대 그룹주 펀드까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히트펀드의 공통점은 구조가 단순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불완전 판매 문제가 터져 나온 뒤 위험이 작고 이해하기 쉬운 펀드를 판매사와 투자자 모두 선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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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인덱스펀드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삼성투신 김진형 팀장은 “코스피200지수보다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인덱스 펀드를 다양하게 만드는 데 내년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NH-CA 한태영 팀장도 “지수 구성 종목을 시가총액 비중이 아닌 모두 똑같은 비중으로 담는 인덱스펀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펀드도 유망한 상품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게 자산배분형 펀드다. 주식시장이 좋을 땐 주식을, 장이 나쁠 땐 채권을 많이 담는 상품이다.

산은자산운용 이상은 상품개발팀장은 “‘예금금리+3~4%’ 정도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안정적인 자산배분펀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주펀드의 인기도 여전할 것으로 본다. 한국투신 박수진 팀장은 “기존 성과가 좋은 데다 어느 종목에 투자할지가 확실하기 때문에 고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마이다스에셋 홍유찬 팀장도 “그룹주펀드나 섹터펀드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상황에는 잘 맞는 상품”이라며 “이런 유형의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좋은 펀드 고르는 법=펀드개발자들이 말하는 좋은 펀드의 요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펀드 규모. 설정액이 최소 300억원 이상, 가급적이면 1000억원 이상인 펀드를 고르는 게 안전하다고 한다. 규모가 크면 그만큼 운용사가 수익률을 신경 써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수익률 역시 중요하지만 1~3개월 단기 수익률은 별 의미가 없다. 홍유찬 팀장은 “상승장과 하락장에서도 모두 상위권에 드는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라야 장기적으로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펀드 비용도 따져봐야 하는 요소다. 비슷한 자산에 투자한다면 기왕이면 비용이 싼 게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 김진형 팀장은 “연 비용이 0.5% 수준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비용이나 거래 편의성 면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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