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리 내정자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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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민련 마포당사에서 마지막 간부회의를 주재한 박태준(朴泰俊)총재가 10일 고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총리내정자로서 개각에 대해선 "대통령에 대한 큰 결례(缺禮)" 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대신 경제철학과 정보통신 분야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혔다.

- 개각에 대해 말해달라.

"내가 구상할 수 없는 문제다. (장관 중에)누가 출마할지 확실히 모른다.

출마자가 확정되고 대통령께서 물으시면(내 생각을) 말씀드리겠다. "

- 내각에 정치인들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는데.

"기본적으론 그렇다. 전문적인 관료들이…(바람직 하겠지). "

- 성장론과 분배론 중 어느쪽인가.

"(과거엔)강력한 성장론자였지. 그러나 새 밀레니엄엔 균형을 맞춰야겠지. 그래도 성장 없이는 분배도 어려운 것 아닌가. "

- 정보통신 분야엔 언제부터 관심가졌나.

"92년 포항제철 건설을 최종 완료하고, 대한민국의 초고속 정보망은 내가 깔겠다고 생각했다.

포스데이터를 만들어 손정의(孫正義)씨와 1년에 1조원씩 투자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런데 나 없을 때(김영삼 정권시절)회사의 성격이 변질됐다. "

- 손정의씨와 빌 게이츠와 교분이 있나.

"손정의씨는 세번 봤고 빌 게이츠와는 한번 만났다. "

- 과천 관가에서 '경제총리 TJ'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는데.

"긴장할 것 없다. 대통령께서 경제부총리 승격을 하시겠다는데 사기가 올라야지. 그리고 연 10% 경제성장률에서 보듯 경제관료들이 잘 하고 있다. "

- 1960, 70년대 경제개발 주역으로 낡은 경제관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10여년 전에 초고속 통신망을 깔겠다고 한 사람인데…내가 옛날 사람이냐. "

- 야당이 선거개입 가능성을 이유로 총리임명동의안에 반대한다고 한다.

"그분들에게 그런 사람 아니라고 얘기 좀 해달라. "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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