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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흐름] 美 나스닥 지수 사상최대 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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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새해 벽두부터 전세계 증시를 엄습한 정보통신주의 폭락사태는 7일(미국시간)나스닥시장의 반등으로 진정국면에 들어선 느낌이다.

이날 나스닥 시장에는 매수세가 몰려 나스닥 지수가 사상최대 155.49(4.17%)포인트 상승한 3, 882.62포인트로 마감됐다. 주초 하락분 중 절반 가까이를 하루만에 만회한 셈이다. 후장들어 아메리카 온라인(AOL).시스코 등 정보통신주와 프록터 앤드 갬블(P&G)등 제약업종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다우지수도 처음으로 11, 500대에 진입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나스닥 시장의 불안정 속에서도 이번주 장세를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체로 두가지다. 먼저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전달에 비해 0.4% 상승함으로써 다음달 공개시장 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는데도 오히려 주가는 뛰었다는 사실이다. 커먼펀드의 펀드매니저 마이크 스트라우스는 "2월과 3월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0.25~0.5%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음을 의미하는 것" 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나는 증시의 자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첨단기술주를 판 투자자들이 자금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지 않고 그대로 증시에 두면서 투자 대상을 첨단기술주 이외의 다른 종목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8일 발표된 미 주요 소매업의 지난해 매출액이 98년 대비 6.7% 증가하면서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연초 나스닥의 폭락은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 오류)문제에 대한 우려를 늦추지 않고 매매를 자제한 월가의 '프로 ' 중개인 대신 일부 '아마추어' 중개인들이 하이테크주를 팔아치우는 바람에 일어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13일과 14일 발표될 생산자 물가지수(PPI)와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경우 다시 증시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과 유럽 증시도 이번 주에는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와코증권 다카하시 유키오(高橋幸男)정보부실장은 "닛케이지수는 18, 000엔(7일종가 18, 193.41)을 바닥으로 해 교세라.후지쓰 등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상승국면으로 재진입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외환시장은 엔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도쿄에서 열린 서방선진 7개국(G7)재무차관 회담에서 엔저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잠정적인 합의를 본데다 나스닥이 반등에 성공함에 따라 국제 유동자금이 일본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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