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 수건이나 우유 목욕의 원리 피부따라 골라 써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39호 28면

계절이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며 날씨가 많이 건조해졌다. 환절기에는 피부에 노폐물이 쌓이고 각질층이 두꺼워지기 쉽다. 건강한 각질은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만 묵은 각질이 많으면 피부 탄력을 떨어뜨려 칙칙한 느낌을 준다. 이럴 때 쓰이는 게 각질 제거 화장품이다.

건조한 날씨엔 각질 제거제

아이오페 브랜드 매니저인 김진호 팀장은 “일반적으로 피부 각질층의 수분 함유량은 15% 정도지만 지금처럼 건조한 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10% 이하로 낮아진다”며 “수분이 떨어지면 각질이 쌓이고 주름이 생기며 피부 노화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고 말했다.

제품을 고르기 앞서 각질이 뭔지부터 알아둘 필요가 있다. 피부 세포는 보통 28일을 주기로 죽었다가 새로 태어나기를 반복한다. 새로 태어난 피부 세포는 수분을 많이 머금어 윤기가 흐르고 탱탱하다. 이후 서서히 바깥쪽으로 밀려나 각질로 변한 뒤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 이처럼 각질은 정상적인 피부의 순환 과정에서 생긴다.

문제는 나이가 들거나 주변 환경이 좋지 않거나 야근 등으로 피로가 쌓이는 경우다. 피부의 재생 속도가 느려져 각질이 떨어지지 않고 쌓이게 된다. 이럴 때 각질 제거제를 쓰면 피부 관리에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각질 제거제를 맹신할 필요는 없다. 피부 민감도에 따라 성분·농도와 사용횟수 등에 유의해야 한다. 건조한 날씨로 각질이 쌓인 경우에는 각질 제거제를 쓴 뒤 보습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각질 제거제는 크게 둘로 나뉜다. 작은 알갱이가 들어간 제품을 얼굴에 문지르는 스크럽(scrub)제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필링(peeling)제다.

스크럽제는 알갱이의 마찰로 각질을 벗겨낸다. 기본 원리는 목욕탕에서 때수건으로 때를 미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적당한 때밀이는 피부를 더욱 건강하게 한다. 반면 무리하게 때를 벗겨내면 피부가 빨갛게 변하거나 심한 경우 피부를 상하게 할 수 있다. 물론 스크럽제의 알갱이는 대부분 때수건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곱다. 피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면 멀쩡하던 피부가 민감성 피부로 바뀔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CNP차앤박화장품 연구소 이화현 소장은 “스크럽제는 지성이나 중성 피부에 적합하고 알갱이 입자가 작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는 “민감성이나 건성 피부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며 “여드름이나 다른 피부 질환이 있을 때도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링제에는 대개 AHA(알파하이드록시산)나 BHA(베타하이드록시산) 등 산 성분이 들어간다. 화장품 회사들은 주로 사탕수수에서 AHA를 추출하지만 상한 우유 같은 데에도 AHA가 있다. 고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가 상한 우유로 목욕했다는 이야기에서 보듯이 AHA는 아주 오래전부터 피부 미용에 사용했던 물질이다.

산 성분은 쉽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자극도 크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AHA는 물에 녹는 수용성이고, BHA는 기름에 녹는 지용성이다. 따라서 AHA는 건성이나 민감성, BHA는 지성이나 여드름 피부에 효과적이다. AHA는 일반 화장품에도 조금씩 쓰이지만 각질 제거제는 AHA의 농도가 5~10%로 높은 편이다. 국내에선 화장품의 AHA 농도를 10% 이하로 제한한다. 그 이상은 피부과에서 전문 시술을 받아야 한다. BHA 농도는 0.5% 내외가 많다.

주요 화장품 브랜드는 대부분 하나 이상의 각질 제거제를 개발해 팔고 있다. 제품의 주성분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필수다. 다만 농도가 제대로 표시된 제품은 드물다. 제품이 순한지 강한지는 판매점에 물어보거나 사용자의 말을 들어볼 수밖에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