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을 달린다] '영어공부…' 저자 정찬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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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새 천년이 시작됐다.

시간의 흐름은 어제에서 오늘로 마찬가지지만, 그 흐름속 변화를 주도하려는 파이오니어들의 각오는 2000년 새 태양과 함께 더욱 새롭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승부하려는 이들의 패기 넘치는 새해 소망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인터넷 시대가 도립하면서 이제 영어를 못하면 '불편' 하고 '불리' 한 세상이 확연히 됐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지난해 외국어학습서로는 처음으로 교보.종로.영풍.을지서점등 국내 주요 대형서점의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진기록을 세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의 저자 정찬용(鄭讚容.43)씨. 이제 그는 자신의 명함에 적힌 '삼성에버랜드 환경디자인센터 소장' 이라는 직함보다 이 땅의 수많은 '영어스트레스 환자' 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는 '명의' 로서 더 유명해졌다.

"영어(외국어)는 '공부' 하는 대상이 아니라 '배우는' 수단입니다. 자전거타기나 수영처럼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방법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

그가 자신만의 학습법을 터득한 것은 독일 유학시절. "스모그때문에 보름정도 집에 갇혀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못하고 보름간 TV만 보았는데 그 다음에 학교를 나가니 갑자기 교수의 말이 다 들어오더군요. 놀라운 체험이었습니다. "

자신의 학습법을 주위 동료들에게 실험한 결과 빨라야 1년6개월 걸린다는 어학연수를 6개월만에 끝내도록 해 유학생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 독일어를 터득할 때 습득한 노하우를 영어에도 적용, 96년 원고를 정리했다.

"우리는 너무 이상한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어요. 우리가 신문을 볼때 모르는 한문이 있다고 다 사전 찾고 문법책 찾고 합니까. 그냥 다 읽고 무슨 소리인지 알면 넘어가잖아요. 영어도 그렇게 해야합니다. "

이 책은 교보문고에서만 지난해 7월 마지막주 이후 다섯달동안 외국어부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렇게 안해도 영어 잘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라는 질문에 그는 "물론 다른 방식을 통해서도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근본은 어떤 식으로든 이런 방식이라고 확신한다" 고 말했다.

최근 들어 '사업' 제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그는 "자중하면서 내 일을 하고 싶다" 고 말한다.

디자인 전문가로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사문화탐방거리 사업을 진행하며 '걷고싶은 거리, 살고싶은 마을' 을 만드는 것이 그의 진짜 꿈이다.

다만 자신의 방법으로 5단계까지 마쳤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함께 방송에 나가 검증해 보일 생각이라고 말한다.

"중고생들은 방학이 좋은 기회입니다. 조금만 고생하면 인터넷속의 엄청난 정보가 다 자기 것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하고싶은 일을 골라서 할 수 있게 되죠. 즉 인생이 바뀌는 겁니다. "

글〓정형모 기자.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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