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입어절차 간소화됐지만 경제성있는 이익 못챙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지난 22일 심야에 타결된 내년도 일본 수역 입어(入漁) 협상 결과에 대해 어민들은 애당초 잘못 끼워진 단추를 고쳐 꿰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까다롭고 번거로운 입어 절차가 다소 완화됐지만 이것이 어획고를 높이는 건 아니라는 것. '

입어 '직전통보' 따냈어야 잘못 짜여진 틀 속에서 더 많은 걸 잃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하고 있다.

'

수산업계는 "일본수역 입어 통보 시점이 24시간 전에서 12시간 전으로 완화됐지만 '직전 통보' 로 바뀌지 않는 이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채낚기업계는 어장성이 높은 대마도 부근의 1백1해구와 복어 황금어장인 동중국해의 북위 27도 이남 수역을 조업구역으로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근해 통발업계는 척당 설치할 수 있는 통발을 더 늘리지 못한 데 대해 "여전히 경제성이 없어 실질적인 조업이 어렵다" 며 반발하고 있다.

장어 통발업계는 조업구역을 어장성이 좋은 일본 육지쪽으로 옮겨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만스럽다.

대형기선저인망업계는 현행 54㎜에서 오차율 10%로 제한된 그물 눈 규정을 오차율 20% 이상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명확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관계자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그물은 수축이 심해 일본수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물을 새로 짜야 한다" 며 "어선당 예비그물까지 3~4개의 그물을 다시 짜는데 6천만~8천만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간다" 고 말했다.

대형기선저인망업계는 입어 척수와 쿼터량이 올해와 마찬가지로 트롤.쌍끌이.외끌이 3개 업종을 합산키로 합의돼 "올해처럼 분배를 둘러싸고 진통이 예상된다" 고 걱정하고 있다.

근해 채낚기의 경우 1수역과 2수역으로 나눠진 조업구역을 통합하고 금지 수역을 축소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실망하고 있다.

다만 복어채낚기는 쿼터량이 2백t에서 6천t으로 늘어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또 대형선망의 경우 7만t을 잡되 고등어나 기타 어종의 상한선을 각각 4천t과 1만4천t을 높여 어종별 어획량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해올해처럼 조업차질은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수산업계는 보고 있다.

전국어민총연합 유종구(劉鍾九)회장은 "입어 절차 간소화와 일부 업종의 쿼터 조정 등을 얻어냈을 뿐 실익은 거의 없다 "고 평가했다.

강진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