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새뚝이] 1. 사회 -세기말 밝힌 희망의 등대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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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뚝이' 란 춤판 등에서 현실의 판을 깨고 새 장을 여는 사람을 말한다.

새로운 활동을 통해 사회의 나갈 방향과 희망을 심어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문화운동가 백기완씨가 처음 찾아내 쓰기 시작한 말이다.

중앙일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각 분야에서 독특한 업적을 세운 인물들을 선정했다.

99년 새뚝이들의 면면을 사회분야부터 살펴본다. [편집자]

'세기 말(末)' 인 까닭인가-.

올해 우리 사회는 꼬리를 무는 의혹과 음모론으로 그 어느 해보다 어지러웠다.

어처구니 없는 사건.사고도 쉴새없이 터져 국민들을 흔들어댔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 그늘' 에서 겨우 헤어난 한국 사회는 1년 내내 '혼돈의 터널' 에서 허우적댔다.

올 초 대전 법조비리 사건을 계기로 '차기 총장 구도와 관련된 음모론' 이 제시되더니, 대검 공안부장에 의한 파업유도와 고문경관 이근안씨의 돌연한 자수, 언론장악문건 의혹 등이 줄을 이었다.

특히 지난 5월 터져나온 '옷 로비 의혹' 사건은 검찰 수사와 국회 청문회에 이어 초유의 특별검사까지 동원됐지만 의혹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원시적 사건도 잇따라 경기도 화성의 씨랜드 수련원 참사와 인천 호프집 화재 등으로 어린 생명들이 미처 피어보지도 못한 채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같이 엉망인 상황 속에서도 신(新)사고와 불굴의 의지로 새 천년을 준비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법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특별검사로 강원일(姜原一).최병모(崔炳模)변호사가 선임돼 의혹과 음모에 도전했고, 중앙인사위 김광웅(金光雄)위원장은 개방형 임용제 도입 등으로 공직사회의 폐쇄성을 깼다.

세계 최초로 에이즈 백신을 개발한 포항공대 성영철(成永喆)교수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한 때 하회탈춤을 선보인 김종흥(金鍾興)씨 등은 세계를 향한 한국인의 당당함을 보여주었다.

또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유일한 여고생으로 금메달을 딴 김선영(金宣詠)양과 아줌마 기(氣)살리기 운동을 펼친 김용숙(金蓉淑)씨 등은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파워의 본보기였다.

서강대생 홍성민(洪性民)씨는 대학가에 벤처기업 창업 바람이란 새로운 상아탑 문화를 선도했다.

중앙일보는 '2000년대 새 사회를 열어갈 동력' 을 기준으로 올해 사회분야의 '새뚝이' 를 선정했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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