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주, 손 댔다 손 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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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에 인수.합병(M&A) 열풍이 뜨겁다.

불과 1주일 새 50~70% 급등하는 종목이 속출하는 등 이른바 M&A 관련주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대한해운.세양선박.인터파크 등 중소형주들이 대표적 사례다. M&A테마주들은 과거에도 증시의 체력이 떨어져 대형 우량주들이 움직이기 힘든 상황에서 게릴라성으로 급등한 경우가 많았다. 개별 종목장세가 펼쳐질 때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던 것이다.

올해는 특히 사모주식펀드(PEF)의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계기로 M&A 관련주가 사모펀드의 주요 표적이 될 것이라는 그럴 듯한 분석이 더해졌다.

증권사들은 사모펀드 도입으로 ▶현금흐름이 좋음에도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기업▶관계회사의 투자지분 가치가 높은 지주회사▶정부 지분 매각 가능성이 큰 종목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해운은 2대주주인 노르웨이계 해운지주회사 골라LNG가 M&A 추진 가능성을 언급하자 지난 3일 한때 4만9000원까지 올랐다. 이는 6일새 48%나 뛰어 오른 것이다. 하지만 대한해운이 이날 골라LNG와 M&A를 협의한 적이 없다고 공시하자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쳐 전날보다 6.3% 떨어진 채 마감했다.

세양선박은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M&A 대상이 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지난달 23일 1065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3일에는 1800원으로 마감돼 10일 만에 69%나 뛰었다. 하지만 3일 외국인 매수세가 순매도로 바뀌면서 상승 탄력이 떨어졌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지난달 31일부터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3일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 주가는 사모펀드 도입에 따른 M&A 기대감으로 5일 동안 55%나 급등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기성 매매로 급등락이 심한 '무늬만 M&A' 관련주도 많다며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사모펀드로 시중 부동자금이 활발히 유입될지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김창규.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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