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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장샤오엔 총통부 비서장 혼외정사로 물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혼외정(婚外情)으로 태어난 자식이 또 혼외정에…"

대만 징바오(勁報)가 21일 장샤오엔(章孝嚴.57) 총통부 비서장(대통령 비서실장에 해당)의 혼외정사 사실을 단독 보도하자 대만 시민들 사이에서 터져나온 넋두리다.

章비서실장은 보도 직후 혼외정 사실은 시인했지만, 이혼이나 사직 가능성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章비서실장이 차차기 총통후보로 꼽힐 정도로 대만 정계내 비중이 큰 인물이기 때문에 그 파장은 대만 정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章비서실장은 장제스(蔣介石)초대 총통의 친아들인 장징궈(蔣經國)전 총통의 서자(庶子).

서자라는 이유로 어머니 장야뤄(章亞若)의 성을 따랐던 章비서실장은 蔣전총통이 본부인에게서 낳은 세 명의 아들이 모두 사망했기 때문에 유일하게 남은 蔣전 총통의 후계자.

章비서실장은 국민당내 요직과 외무장관등 당.행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차차기 총통 후보' 로 꼽혀온 인물. 부친의 후광도 있었지만 외무장관시절 거둔 탁월한 '제3세계 외교성과' 를 인정받아 일찌감치 최고통치자후보군에 올라섰다.

징바오가 보도한 불륜의 상대는 유명한 연예인 왕샤오찬(王篠嬋.31)양. 83년 처음 연예계에 진출해 TV와 영화 등에서 활약했던 王양은 미국에서 실내디자인 석사를 딴 뒤 94년부터 다시 대만 연예계에서 활약해온 다재다능한 미녀.

징바오는 "章비서장은 지난달 10일 王씨측 가족대표를 만나 '내년 6월전까지 부인 황메이룬(黃美倫)과의 이혼을 매듭짓겠다' 는 서약서까지 써줬다" 고 보도했다.

그러나 章은 22일 총통부 딩웬차오(丁遠超)대변인을 통해 "개인적 불찰을 반성하며 부인과 가족을 비롯, 王양과 리덩후이(李登輝)총통및 국민 여러분에게 통절한 사죄의 뜻을 전한다" 고 발표했다.

丁대변인은 이어 "부인 黃여사는 고통과 분노를 억누르고 章비서장을 용서하기로 결정했다" 고 말해 章씨부부가 이혼할 가능성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징바오도 총통부의 다른 관계자를 인용, "이는 章비서장의 집안 일" 이라고 못박고 "李총통으로부터의 질책은 없었다" 고 전했다.

그러나 국민당 관계자는 "章비서장이 외무장관을 그만둔 직후 렌잔(連戰)부총통측이 그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로 밀어내려한 적이 있었다" 고 귀끔한 뒤 "章비서장과 앙숙인 連부총통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章비서장을 영구히 매장시키려고 들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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